◆ 서학개미 투자 길잡이 ◆
↑ [사진 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
10일(현지시간) 미국의 대표적 금융주인 JP모건 주가는 118.39달러로 거래를 마감해 일주일 전인 지난 4일 시초가 112.85달러 대비 4.1% 상승했다. 같은 기간 씨티그룹은 51.56달러에서 53.19달러로 3.1%, 웰스파고는 43.5달러에서 44.33달러로 1.9% 주가가 올랐다. 이 기간 S&P500지수의 상승치인 1.33%를 상회하는 실적이다. 올 들어 금융주들의 주가 하락폭이 시장 전체 하락폭보다 컸음을 고려하면 최근 주가가 눈에 띄게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금융주들이 최근 일주일간 긍정적인 주가 흐름을 보인 것은 고용지표와 물가상승률 등 경제지표가 경기 침체 우려를 불식하는 방향으로 발표됐기 때문이다. 지난 5일 미국 노동부가 발표한 7월 비농업 부문 신규 취업자 수는 시장 예상치인 25만8000명을 훌쩍 뛰어넘은 52만8000명을 기록했다. 10일 발표된 7월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도 컨센서스였던 8.7%를 하회하는 8.5%로 발표됐다. 물가가 안정되면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긴축 속도가 완화될 것이라는 기대감으로 이어져 경기 경착륙에 대한 우려도 줄어든다.
대표적 금리 인상 수혜주인 은행주는 보통 금리가 인상되면 수익성 개선에 대한 기대감으로 주가가 상승하다 금리 인상 후반부로 접어들수록 금리 피크아웃 예상이 선반영되면서 주가가 하락한다. 경기가 침체됨에 따라 금융 업종이 받을 타격에 대한 우려도 커지면서 실적이 안 좋아지기도 한다. 대표적으로 JP모건은 지난 2분기 경기 침체에 대비해 대손충당금(떼일 수 있는 돈을 현시점에 떼인 것으로 간주하고 편입시키는 회계 계정)을 대거 적립함으로써 시장 기대치에 못 미치는 순이익을 발표한 바 있다. 그런데 경제지표가 기존의 비관적 전망을 다소 불식하는 방향으로 나타나면서 주가가 반등했다는 분석이다. 또 주가가 하락하면서 배당 매력도가 올라간 것 역시 매수세를 자극하는 데 도움이 된 것으로 보인다.
월가의 금융주에 대한 전망도 긍정적인 편이다. 미국 자산운용사 누버거 버먼의 엘리 살즈만 수석포트폴리오매니저는 지난 4일 경제매체 배런스와의 인터뷰에서 "JP모건 주가가 114달러까지 하락했을 때 과도하게 내려갔다고 판단했다"며 경기 침체 우려가 있는 상황에서 JP모건을 적합한 가치 투자처로 꼽았다. 미국 금융정보 사이트 팁랭크스에 따르면 최근 3개월간 웰스파고에 대해 12개월 목표주가를 제시한 13개 애널리스트 보고서 중 10곳이 '강력 매수', 3곳이 '유보'를 추천했다. 목표주가는 52.54달러로 10일 종가인 44.33달러 대비 18.52% 높다.
다만 침체 우려가 완전히 불식됐다고 보기는 어려운 만큼 은행주 주가를 관망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7월 CPI가 예상보다 낮게 나왔지만 연준이 '인플레이션이 고점을 찍었다'고 판단하기까지는 더 많은 지표를 원할 것이라는 설명이다.
미국 금융회사 코메리카 뱅크스의 빌 애덤스 수석부사장은 "유럽이 에너지 부족을 겪을 우려가 있고 미국도 겨울에 에너지 가격으로 재차 충격받을 가능성이 있다"며 인플레이션율이 다시 높아질 수 있다고 말했다.
[강인선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