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의 빅스텝(기준금리 0.5%포인트 인상) 이후 시중은행 수신금리가 큰 폭으로 오르면서 정기예금 잔액이 한 달 새 27조원이나 늘어났다. 높은 이자 부담에 가계대출은 7개월째 감소세를 이어갔다.
1일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시중은행에 따르면 이들 은행의 지난달 말 기준 정기예금 잔액은 712조4491억원을 기록했다.
정기예금 잔액이 700조원을 넘어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한 달 새 27조3532억원 늘었는데, 이는 전월 증가폭(5조3191억원)의 다섯 배를 넘는다. 한국은행이 지난달 기준금리를 사상 처음으로 한 번에 0.5%포인트 인상한 후 수신상품 금리가 오르자 시중 유동성이 정기예금에 몰린 것으로 풀이된다. 정기적금 잔액은 38조1167억원으로 한 달 전보다 6524억원 늘었다.
시중은행 대출 현황을 살펴보면 대체로 감소세를 보였다. 지난달 말 가계대출 잔액은 697조4367억원으로, 6월 말보다 2조2154억원 줄어들었다.
5대 시중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은 지난 1월부터 7개월째 감소세다. 이달 감소폭은 전월(1조494억원)보다 두 배 가까이 커졌다
가계대출 종류별로 보면 주택담보대출 잔액은 506조6804억원, 신용대출 잔액은 128조8256억원으로 각각 910억원, 1조8533억원 줄었다. 신용대출 잔액은 8개월째 감소세다.
실수요자의 이용 비중이 높은 전세자금대출 잔액은 133조4007억원으로 한 달 전보다 4946억원 증가했다.
[김혜순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