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카카오 판교오피스 전경. |
23일 증권가에 따르면 카카오 그룹의 맏형 카카오의 시가총액은 이날 종가 기준 29조8476억원으로 30조원을 내줬다. 지난 1월 3일(종가 기준 51조424억원)과 비교하면 21조1948억원 줄어든 셈이다. 같은 기간 카카오뱅크의 경우 12조74억원, 카카오페이와 카카오게임즈는 각각 14조6374억원, 3조5241억원 감소했다. 올해 들어 '카카오 4형제'의 시총이 무려 51조3636억원이 증발했다.
먼저 카카오그룹의 맞형 카카오의 주가는 지난해 6월 17만원까지 올랐지만, 현재 6만7000원 수준으로 뚝 떨어졌다. 카카오는 이달 들어 무려 8번 52주 신저가를 경신했다. 지난 13~17일 한 주 내내 52주 신저가를 다시 썼다. 지난 20일에도 신저가를 내줬고, 22일에 이어 이날도 신저가로 주저 앉았다.
카카오뱅크의 상황도 다르지 않다. 카카오뱅크는 지난해 8월 상장 당시 금융 대장주 자리를 꿰차며 시장의 이목을 한 몸에 받았다. 1주당 9만원선을 웃돌았다. 하지만 이달 들어선 연신 52주 신저가를 갈아치우며 3만원선까지 밀렸다. 지난 13~14일 이틀 연속 52주 신저가를 기록한 데 이어 전날과 이날도 신저가를 다시 썼다.
지난해 상장 직후 1주당 25만원에 달했던 카카오페이 주가 역시 이달 2일부터 이날까지 총 6번 바닥을 찍으며 현재 6만원대에 머물고 있다. 이날은 장중 6만4800원까지 떨어졌다. 상장 이후 1년도 안돼 주가가 4분의 1 토막 났다.
카카오게임즈는 지난 20일 장중 11% 넘게 하락하며 지난해 5월 13일(장중 저점 기준 4만9350원) 이후 처음으로 5만원선을 내줬다. 바로 다음날인 21일 10% 넘게 상승하며 하락분을 만회했지만, 지난 22~23일 연속으로 급락세를 보이며 이날 종가 기준으로도 지난해 5월 이후 처음으로 5만원선을 내줬다.
최근 전반적인 시장 상황이 좋지 않은 만큼 카카오그룹 주가 역시 속절없이 하락하고 있다. 올해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 Fed)가 금리인상을 두 차례 올리면서 미래 가치로 평가받는 카카오와 같은 성장주에 상당히 불리한 환경이 만들어지면서다. 연준은 지난 5월 기준금리를 50bp 인상하는 '빅스텝'을 결정한데 이어 이달엔 75bp를 상향하는 '자이언트스텝'을 강행한 바 있다.
또 다음달 예정된 FOMC에서도 '빅스텝'에 버금가는 금리 인상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고 있다. 연준의 점도표에 따르면 연말 미국의 기준금리는 3.8%까지 올라갈 전망이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간밤 미 상원 은행위원회에 출석해 최악의 인플레이션을 빠르게 잠재우겠단 강력한 의지를 또 다시 내비쳤다. 즉 올해 연말까지는 카카오그룹에 비정한 시장 상황이 지속될 것이란 우려가 투자 심리를 억누르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카카오 그룹의 주가 하락세가 대외적인 환경 탓만 할 수 없단 지적도 나온다. 카카오그룹 주가는 지난해부터 지지부진한 흐름을 보여왔기 때문이다. 먼저 지난해 9월 당시 여당이었던 더불어민주당이 공룡 플랫폼 규제 카드를 꺼내들면서 카카오그룹의 맞형 카카오 주가가 흔들리기 시작했다. 여기에 지난해 12월 카카오페이의 주요 경영진이 스톡옵션을 대량으로 행사하면서 시장의 신뢰를 잃은 게 컸다. 당시 류영준 당시 카카오페이 대표 등 임원진 8명은 카카오페이 주식을 고점에 팔아 900억원가량을 현금화하면서 투자자들의 분노를 샀다.
이에 카카오 그룹사는 책임경영을 기치로 내걸며 시장 잠재우기에 적극 나서고 있다. 일례로 남궁훈 카카오 대표이사와 신원근 카카오페이 대표는 각 회사의 주가가 15만원, 9만원이 될 때까지 최저임금만 받겠다고 선언했다. 또 카카오페이의 경우 주요 임원들이 자사주 매입에 동참하며 주가 부양에 나서고 있다. 전날 카카오페이 경영진은 약 18억원 규모의 자사주를 매입했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한 번 돌아선 민심을 되돌리기엔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대외적인 환경
[김정은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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