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 상장 철회를 했던 글로벌 약물설계 전문기업 보로노이가 해외 기관투자자들의 높은 관심을 받으며 수요예측에 성공했다. 이로써 '유니콘 특례 1호 상장사'라는 타이틀을 거머쥐게 됐다.
13일 보로노이는 지난 8~9일 양일간 국내외 기관투자자를 대상으로 수요예측을 진행한 결과, 최종 공모가를 희망밴드(4만 원~4만 6000원) 하단인 4만 원으로 확정했다고 밝혔다. 이번 수요예측엔 150개 기관이 참여했으며 경쟁률은 28.35대1이었다. 공모금액은 520억원, 상장 후 시가총액은 5055억원으로 확정됐다. 이번 수요예측 참여 수량(2765만주) 중 약 57%가 해외 기관들의 몫이었다. 국내외를 막론하고 유수의 장기 투자 기관이 수요예측에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해외 기관이 더 많이 참여한 것은 보로노이의 현지 인지도가 높기 때문이다. 보로노이는 지난 2020년 말부터 미국 나스닥 상장사 2곳을 포함해 총 3건의 기술수출에 성공한 바 있다. 조시영 보로노이 사업전략 이사는 "기술수출 상대방 회사들은 모두 화이자, 로슈, 일라이 릴리 등 글로벌 제약사 C레벨(고위임원)들이 창업한 곳이라 해외에서 더 유명하다"고 말했다.
합리적인 공모가와 최근 환율 추이도 기관들이 유입된 배경으로 꼽힌다. 최근 원화 가치가 하락해 향후 공모주 매도 시엔 환차익을 기대할 수 있다. 상장을 주관한 한국투자증권 관계자는 "일부 국내외 기관투자자들이 보로노이 기술력을 높이 평가하여 많은 금액의 배정을 요구하여 받아갔다"며 "최근 주식 시장이 불안정하고 바이오 기업에 대한 투자 심리가 위축된 상황을 고려해, 시장 친화적인 가격으로 공모가를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보로노이는 공모 자금을 연구개발비 및 운영자금으로 활용할 방침이다. 매년 다수의 우수 파이프라인을 창출하는 기틀을 마련하기 위해서다. 올해 안에 글로벌 제약사와 기술수출 계약을 목표로 협상을 진행 중이기도 하다. 김대권 대표이사는 "상장을 계기로 연구개발 역량을 확대하고 임상 파이프라인도 늘리겠다"며 "또한 '해마다 2건 이상 기술 수출' 약속을 지켜 주주 여러분께 더 높은 기업가치로 보답하겠다"고 말했다.
앞서 보로노이는 독보적인 약물설계 기술을 바탕으로 선택성과 뇌혈관 장벽(Blood-Brain Barrier) 투과 기술이 월등히 높은 물질을 다수 개발해 2020년과 지난해 3건의 미국 기술수출 포함 총 4건의 기술이전을 성사시켰다. 트랙 레코드는 2조1000억원에 달하며, 이는 기술특례로 상장한 기업 가운데 가장 큰 규모다.
한편 보로
[강우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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