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페이를 비롯해 크래프톤, 롯데렌탈 등 작년 기업공개(IPO) 시장 대어들의 주가가 줄줄이 공모가를 하회하며 IPO 시장 상황이 악화되고 있다. 올해 신규 상장한 22개 기업 중 18곳의 주가는 상장일 시초가 대비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IPO 대어로 꼽히며 작년 11월 신규 상장한 카카오페이 주가는 지난 8일 2대 주주인 알리페이의 대규모 블록딜(시간 외 대량매매) 소식이 전해지며 15.57% 하락해 공모가(9만원) 밑으로 떨어졌다. 10일에도 전 거래일보다 3.73% 하락한 8만5100원으로 장을 마감하며 3거래일 연속 하락세를 이어갔다. 크래프톤, 롯데렌탈 등 다른 IPO 대어들의 주가도 공모가를 하회하고 있다. 작년 8월 상장한 크래프톤 주가는 10일 공모가(49만8000원) 대비 45% 떨어진 27만4000원에 장을 마감했다. 롯데렌탈 주가도 공모가(5만9000원) 대비 37.8% 하락했다.
최근 1년 동안 유가증권시장(코스피)과 코스닥에 상장한 기업들 중 절반가량은 주가가 공모가를 밑돌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해 6월부터 이달까지 신규 상장한 78개 기업 중 48.7%에 해당하는 38곳의 주가가 공모가보다 떨어졌다. 특히 코스피에서는 신규 상장한 11개 기업 중 63.6%에 해당하는 7곳의 주가가 공모가를 하회한 것으로 집계됐다.
올해 신규 상장한 기업들의 주가 흐름도 좋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5월까지 코스피와 코스닥에 신규 상장한 22개 기업 중 4곳의 주가만 상장일 시초가 대비 올랐다.
IPO 대어들을 비롯한 신규 상장 기업들의 주가가 공모가를 하회하고 있는 건 작년 IPO 호황기엔 공모가가 상대적으로 높게 책정됐으나 올해 증시 상황은 크게 악화됐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카카오페이는 작년에 첫 증권신고서를 제출할 당시 금융감독원으로부터 비교 그룹 적정성을 이유로 공모가 정정을 요구받았다. 크
반면 국내 증시 상황은 금리 인상, 인플레이션, 우크라이나 전쟁 등 국내외 악재로 약세를 보이고 있다. 유경하 DB금융투자 연구원은 "작년에 상대적으로 비싼 가격에 상장됐던 종목들이 시장 환경 변화로 주가가 하락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제관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