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국내 유가증권시장(코스피)의 주축을 이루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주가 흐름이 지지부진하다. 팹리스(반도체 설계 전문),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업체 주도의 랠리가 펼쳐지는 미국 증시와 달리 삼성전자·SK하이닉스는 IDM(종합 반도체 업체)이면서 불확실한 메모리 반도체 업황의 영향을 크게 받기 때문이란 지적이 나온다.
2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이날 전 거래일 대비 0.14% 하락한 6만9700원에 마감했다. 이달에 3.33% 하락하며 '7만 전자'가 깨진 후 좀처럼 반등에 나서지 못하는 모습이다. SK하이닉스도 이달에 4.45% 하락했다. 반면 반도체 설계·제조·유통 관련 16개 기업으로 구성된 미국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는 이달 14일 이후 15.7% 상승하며 나스닥 지수 상승폭을 뛰어넘었다.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 구성 종목인 엔비디아(29.8%), AMD(17%), 인텔(16.7%), 퀄컴(11.8%), TSMC(7.5%) 등이 크게 상승하며 지수를 끌어올린 덕분이었다.
한미 반도체주의 명암이 갈린 이유는 양국 증시를 이끄는 반도체 주도주들의 포지션 차이 때문이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세계 시장을 호령하는 메모리 반도체 기업이다. 다만 최근 미국 증시를 이끄는 건 비메모리 분야로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를 구성하는 종목들도 파운드리·팹리스 기업들이 대부분이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도 파운드리 사업을 진행하고 있지만 시장에선 두 기업의 주가를 메모리 업황과 연동하고 있다. 특히 핵심인 D램 가격이 올해 초에 바닥을 찍은 이후 추세 전환이 예상됐지만 아직 가시적인 반등이 이뤄지지 않았다는 점도 수급 개선을 막는 요인이다. D램 가격은 제품별로 0.9~2.8% 하락하며 4주 연속 하락세를 이어갔다.
김경민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D램 분야는 전방 산업의 수요 약세 때문에 올해 2분기에 계약 가격 반등이 어려워졌다는 점이 알려지며 투자심리가 부정적"이라고 말했다.
최근 엔비디아가 제품 생산을 맡길 업체로 인텔을 검토한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삼성전자의 상승 모멘텀이 약해지기도 했다.
경영진의 상속세 마련을 위한 '블록딜(시간 외 대량 매매)' 이슈도 주가엔 악재로 평가된다. 또 삼성전자가 사실상 코스피와 움직임을 같이
[차창희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