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만 대차잔액 증가가 무조건 증시 하락의 전조를 의미하지는 않는 데다 외려 상승장을 견인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27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25일 기준 대차거래잔액은 70조7029억원을 기록했다.
올해 들어 최고치(71조9770억원)를 기록한 지난 23일보다는 줄었지만 최저치(64조8099억원)였던 지난 1월 27일보다 약 5조8930억원 증가한 액수다. 코스피의 대차잔액이 55조8074억원, 코스닥은 14조8954억원이었다. 참여자별로는 이 기간 외국인이 전체 차입자의 68.53%를 차지하며 대차거래를 주도했다.
대차거래는 국내외 기관이 다른 기관투자자로부터 주식을 빌리고 그 대가로 수수료를 지급하는 거래다. 흔히 공매도 목적으로 활용되는 만큼 향후 공매도가 얼마나 이뤄질지 가늠하는 지표로 쓰인다. 두 달 새 6조원 가까이 늘어난 대차잔액이 향후 증시에 찬물을 끼얹을지 모른다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대차잔액이 증가한 것은 국내 증시를 둘러싼 투자심리가 그만큼 부진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지난 1월 급락한 주식시장이 두 달 연속 상승 흐름을 보이며 반등에 나서고 있는데도 여전히 하락을 예상하는 투자자가 많다는 의미이기 때문이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아직까지 경기 회복이나 인플레이션 정점 통과가 가시화된 상황이 아니다"며 "실질적인 변화나 결과물 없이 증시에 단기 안도감이 유입된 만큼 시장은 심리적 변화에 따라 당분간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박광남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지수가 바닥 대비 일부 올라왔지만 글로벌 경기 둔화 우려가 여전히 높다는 점을 고려하면 대차잔액은 더 늘어날
주가가 오를 것 같은 종목을 매수하고 떨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종목을 공매도하는 기관들의 '롱숏 전략'도 원인으로 꼽힌다. 지수 상단이 제한된 횡보 장세가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나오자 종목별로 차별화된 주가 흐름을 이용해 수익률 극대화를 꾀하려는 것이다.
[강민우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