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달 들어 이날까지 국내 상장사에 대한 관리종목 지정 건수는 23건(우선주·사유 추가·스팩 등은 제외)으로 집계됐다. 유가증권시장이 3건, 코스닥시장이 20건으로 지정 사유를 유형별로 분류해 보면 감사의견 비적정(한정·부적정·의견거절 합계)이 12건이었다. 4년 연속 영업손실이나 자본잠식 등 실적 부진이 11건으로 뒤를 이었다. 관리종목으로 지정되면 일정 기간 거래가 정지될 수 있고 신용거래가 금지된다. 코스닥시장에서는 단일가 매매 방식만 가능하도록 하고 있다. 12월 결산법인은 정기 주총 일주일 전까지 사업·감사 보고서를 제출해야 하므로 3월이면 관리종목 지정 공시도 집중된다.
관리종목으로 지정된 주식들은 동전주 등 저가가 많아 높은 변동성을 보이는데 이를 노리고 일부 투자자들이 투자를 감행하는 모습도 관찰된다. 4년 연속 영업손실을 내 지난 21일 관리종목으로 지정된 화장품 제조업체 리더스코스메틱은 관리종목 지정 후 지난주에만 주가가 20% 넘게 뛰었다. 전자제품 제조와 건설업 등을 하는 한국테크놀로지도 주가가 널뛰기를 하고 있다. 지난 23일 관리종목으로 지정된 이 회사는 이튿날 장중 주가가 20% 넘게 하락했는데 25일에는 반대로 시작가가 20% 넘게 치솟았다. 이틀간 거래량은 2800만주에 달했다.
관리종목에 투자금이 몰리는 배경에는 회사가 재무구조를 개선해 재기에 나설 것이라는 기대감도 자리한다. 그러나 손실을 떠넘기는 '폭탄 돌리기'인 경우도 많아 회사 정보를 정확하게 파악하고 투자에 나서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거래소 관계자는 "영업실적과 재무구조 악화로 인한 관리종목 지정 등 악재성 공시에도 주가와 거래량이 동반 상승하는 비정상적인 거래 흐름이 발생하는 경우가 있다"며 "투자 결정 전 한계기업과 불공정거래 주요 유형을 참고하고 회사 정보를 확인한 후 신중하게 투자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관리종목에서 벗어나기 위해 극약처방에 나서는 회사들도 있다. 대표적인 전략이 감자를 통해 자본금을 줄여 자본잠식을 탈피하는 방식이다. 엔터테인먼트 회사 판타지오는 기존 주식 10주를 액면가가 같은 주식 1주로 병합하는 10대1 감자를 지난 1월 완료했다. 자본금은 646억8087만원에서 64억6809만원으로 감소했다. 이 회사는 자본잠식률이 50%가 넘는 등 재무구조 악화로 지난 18일 관리종목으로 지정됐다. 상장 폐지를 피하기 위해 불가피하게 감자 결정을 내린 것으로 풀이된다.
올해 관리종목이 지금보다 늘어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사업보고서를 제때 제출하지 못한 기업이 많아서다. 감사 과정에서 문제가 발견됐다는 의미일 수 있는
[강민우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