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7일 홍콩의 한 거리에서 마스크를 쓴 시민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신속 항원 검사키트를 사고 있다. [사진 제공 = 연합뉴스] |
1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오후 4시 30분 현재 홍콩 H지수는 전일 대비 6.87% 오른 7362.62를 나타내고 있다.
홍콩H지수는 전날(17일)에도 12.5% 급등 마감하며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대 1일 상승폭을 기록했다.
홍콩 증시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에 따른 지정학적 우려와 코로나19 재확산, 미중 분쟁 등 악재가 겹쳐 지난 15일 6500선이 깨졌다. 특히 홍콩 증시에 상장된 중국 본토 기업들로 구성된 홍콩H지수의 약세가 두드러졌다.
홍콩H지수가 6500선이 깨진 당시 이 지수와 연계된 ELS는 원금 손실(녹인·Knock-In) 우려가 커졌다. 일반적으로 ELS는 기초자산 가격이 발생 시점 대비 40~50% 이상 떨어지면 녹인 구간에 진입하게 된다. 업계에서는 ELS 만기 시점에 홍콩H지수가 6000 밑으로 떨어지면 약 2조원 규모의 손실이 발생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홍콩H지수 연계 ELS의 원금 손실 가격대는 4000~5800포인트에 분포하고 있다.
홍콩H지수가 약 1년 만에 50% 가까이 폭락하면서 ELS 미상환 잔액은 이미 2년 만에 최고 수준까지 올라왔다. 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지난 2월 말 기준 중국 홍콩H지수를 기초 자산으로 한 ELS의 미상환 잔액은 18조 9596억원으로 지난 2020년 10월 19조4382억원 이후 최대치다. ELS는 6개월마다 조기 상환이 가능한데, 조기 상환 기준에 미치지 못하면 만기까지 보유해야 한다. 만기는 통상 3년이다.
하지만 홍콩H지수가 연이틀 급반등하면서 관련 ELS에 투자한 투자자들도 한숨 돌리게 됐다. 증권가에서도 홍콩H지수의 최근 급락에 따른 시장 충격은 제한적일 것으로 내다봤다.
전균 삼성증권 연구원은 "올해 2월 현재 홍콩H지수 연계 ELS 미상환잔고는 약 18조9000억원인데, S&P500이나 유로스탁스50 연계 ELS의 미상환잔고가 각각 31조원, 28조3000억원인 점을 감안하면 상대적으로 적은 편"이라며 "홍콩H지수 선물시장의 유동성이 풍부한데다 ELS 발생사의 자체헤지 규모가 줄어들어 녹인 발생에도 불구하고 국내외 금융시장에 대한 파급효과는 제한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홍콩H지수의 하락이 지속된다면 트레이
박혜진 대신증권 연구원은 "ELS가 손실구간에 진입하지 않는 상태에서 지수가 하락하면 헤지 비용이 지속해서 발생한다"며 "활용하고 있는 지수가 홍콩H지수만 있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과거와 같은 큰 손실이 발생하지는 않겠지만 아직 안심하기는 이른 상황"이라고 말했다.
[김현정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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