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진에 빠진 경제 회복을 위해 중국 당국은 다음달 4~5일로 예정된 양회(兩會·전국인민대표대회와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에서 강력한 경기부양책을 내놓을 것으로 기대받고 있다. 경기부양책에는 생산·투자 개선을 위한 재정 조기 집행, 소비 촉진을 위한 내수 확대 정책 등이 포함될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의 1~2월 경제 상황은 동계올림픽에 따른 강력한 방역조치 시행으로 생산, 물류에 차질이 빚어지면서 좋지 않았다. 중국의 1월 제조업, 비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는 각각 50.1, 51.1로 전달보다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이는 베이징, 톈진 등 주요 도시의 강력한 방역조치, 대기질 개선을 위한 공장 가동률 저하 등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중국 당국의 경기부양책에 대한 기대감에 더해 지난해 12월부터 시행된 통화완화 정책이 효과를 보면서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는 춘제(설) 연휴 이후 3.8% 상승했다.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은 사실상의 기준금리인 1년 만기 대출우대금리(LPR)를 지난해 12월 0.05%포인트 내린 데 이어 지난 1월에는 1년 만기를 0.1%포인트, 5년 만기를 0.05%포인트 낮췄다.
중국 경기가 살아나면 중국 수출 비중이 높은 화학, 반도체 등 경기민감 업종의 실적이 개선될 것으로 기대받고 있다. 우리나라 1월 수출 통계에서 석유화학, 반도체 수출은 각각 전년 동기 대비 40%, 24.2% 상승하며 1월 수출 역대 2위를 기록했다. 1월 석유화학, 반도체 제품의 아세안 수출은 역대 1위 기록을 갈아치웠다.
중국 상하이종합지수와 상관관계가 가장 높은 국내 업종은 화학, 소프트웨어, 운송, IT가전, 반도체 순이다. 지수 변화에 따른 주가 변화폭이 큰(고베타) 업종은 반도체, 화학, 헬스케어, IT가전 순이다. 베타는 증권시장 전체 변동에 대해 개별 자산의 수익률이 얼마나 민감한지를 보여주는 계수다. 고베타 업종일수록 시장 변동에 더 민감하게 반응한다고 해석할 수 있다. 중국 증시와의 상관관계와 베타를 동시에 고려했을 때 중국 경기에 가장 민감한 업종은 대형 업종 중에서는 화학, 반도체로 나타났다. 중소형 업종에서는 운송, 비철 업종이 중국 생산량, 물동량 증가에 영향을 가장 크게 받을 것으로 분석됐다.
중국 수출 비중이 30%가 넘는 반도체 업종은 중국 경기 부양책의 수혜를 입는 대표적인 대형 경기민감주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 수출 비중이 40%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진 석유화학 기업들의 상황도 크게 좋아질 것으로 기대받고 있다. 북미·유럽 수출 비중이 10% 미만인 국내 석유화학 기업들은 중국 석유화학 제품 수요 급감, 공장 가동률 감소 때문에 타격을 입었다. 하지만 동계올림픽 종료 후 중국 공장 가동이 향후 2~3주 안에 정
전유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올림픽 이후 국내 석유화학사들의 전방 업체들이 가동을 정상화하며 구매가 되살아날 것"이라며 "석유화학 시황은 2월 말부터 단기 반등세를 나타낼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제관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