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현대차 주가는 올해 들어 12% 하락했다. 지난달 27일엔 장중 17만6000원까지 떨어지며 52주 신저가를 기록하기도 했다. 지난해 초 기록한 최고점(28만9000원) 대비 주가는 36% 급락했다. 기아는 현대차보다 사정이 낫지만 주가가 지지부진한 건 마찬가지다. 기아 역시 지난해 최고점에서 주가가 22% 떨어졌고 지난해부터 형성한 7만7000~8만8000원 박스권 하단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특히 현대차는 개인을 제외한 외국인, 기관투자자들의 수급 이탈이 심각한 수준이다. 올해 초부터 이달 17일까지 외국인과 기관투자자는 현대차 주식을 각각 4590억원, 2969억원 순매도했다. 기아도 같은 기간 기관투자자들이 2983억원 순매도했다.
김평모 DB금융투자 연구원은 "아직까지 공급 부족 해소 시점을 정확히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을 고려하면 올해 현대차의 실적 가이던스(목표치) 하단은 현실적인 실적 전망에 가까울 것"이라며 "원자재 가격 상승에 따른 부품 단가 인상과 조달 금리 증가에 따른 금융 부문 실적 개선 둔화 등을 고려하면 눈에 띄는 수익성 개선은 어려운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부품업체들도 울상이다. 현대모비스는 지난달 최고점에서 주가가 43% 빠졌다. 만도, 현대위아도 최근 나란히 52주 신저가를 기록했다. 완성차 고객사 생산 차질은 부품을 공급하는 업체들 주가에도 큰 하방 압력으로 작용했다. 인플레이션에 따른 원자재 가격 부담과 항공·해상 운임 상승도 수익성에 악영향을 끼치고 있다.
자동차 관련주 주가 부진은 국내에만 한정된 현상이 아니다. 시선을 미국으로 돌려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16일(현지시간) 기준 테슬라는 지난해 11월 기록한 최고점에서 25% 하락했다. 포드와 제너럴모터스(GM) 역시 지난 1월 기록한 최고점 대비 주가가 각각 30%, 24% 하락한 수준에 머물고 있다. 포드, GM은 전기차 전환 모멘텀으로 지난해 말 주가가 크게 올랐지만 반도체 부족 이슈에 상승분을 반납하고 있다.
시장은 공급 병목현상 장기화에 따른 불확실성을 우려하고 있다. 세계적인 자동차 컨설팅 업체 '오토포캐스트솔루션(AFS)'은 지난 7일 올해 차량용 반도체 부족으로 인한 자동차 생산 차질 대수가 108만8000대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생산 차질 우려는 현실화되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가 15일 발표한 '1월 자동차 산업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자동차 생산은 전년 동기 대비 13.7% 감소했다. 수출과 내수 물량 역시 각각 6.4%, 19.2%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반도체 공급 부족 사태 개선 시기에 대해선 전망이 엇갈린다. 이재일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현대차, 포드, GM 등은 올 하반기 생산 회복에 대해 긍정적인 가이던스를 제시했다"면서도 "테슬라와 폭스바겐은 올해 반도체 수급 차질 영향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고, 독일 반도체 업체 인피니언은 '공급 차질이 끝나기까지 아직 오랜 시간이 남았고 연중 지속될 것'이라고 언급했다"고 밝혔다. 상황이 점차 호전될 것이라는 방향성은 동일하지만 실제 회복 강도와 시기에 대해선 의견이 일치하지 않는 모습이다.
업계에선 올해 3월께는 돼야 수급 개선 여부를 데이터로 확인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공급난 해소로 인한
[차창희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