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금융지주는 그룹 사업부문 체계 고도화와 디지털 플랫폼·ESG(환경·책임·투명경영)·글로벌 부문 강화를 위한 조직개편과 경영진 인사를 실시했다고 28일 밝혔다. 먼저 사업부문을 세 명의 부회장과 박정림 총괄부문장이 담당하는 4개의 비즈니스그룹체제로 재편했다.
여기서 박 총괄부문장은 양종희·이동철·허인 부회장보다 직급은 한 단계 낮지만 당당히 하나의 사업부문을 총괄하며 이들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
허인 부회장은 개인고객부문·자산관리(WM)연금부문·중소기업(SME)부문을, 이동철 부회장은 글로벌·보험부문을, 양종희 부회장은 디지털·IT부문을 담당한다. 박정림 총괄부문장은 자본시장·기업투자금융(CIB)부문을 담당한다.
플랫폼 주도권 경쟁에서 승리하기 위한 조직 신설도 뒤따랐다. 금융 앱의 통합 추세, 마이데이터 사업 본격화 등으로 금융사와 빅테크사 사이에 플랫폼 경쟁이 더욱 심화되고 있기 때문이라는 판단에서다. KB는 디지털플랫폼총괄 산하 '디지털콘텐츠센터'와 디지털 플랫폼 품질관리 전담조직인 '플랫폼QC' 부서를 신설했다. KB금융은 그룹 내 플랫폼을 통해 제공되는 고객 콘텐츠의 업그레이드를 지원하고, 고객 관점에서 플랫폼의 완성도를 높이는 작업을 추진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ESG경영 강화와 글로벌 사업 확장을 위한 조직도 보강했다. 전략총괄(CSO) 산하에 'ESG본부'를 신설하고, 문혜숙 KB금융 ESG전략부장을 본부장으로 임명했다. 그룹 ESG경영 중장기 로드맵(KB 그린웨이브 2030), 그룹 탄소중립 전략 등 그동안 수립한 그룹의 ESG 전략을 기반으로 계열사별 실행력을 높이고, ESG 선도기업으로서의 입지를 더욱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글로벌전략총괄(CGSO) 산하에 신설되는 '글로벌본부'는 인수한 기업의 조기 안정화를 지원하고, 네트워크를 확장하기 위한 조직이다.
KB금융 관계자는 "이번 인사에서 그룹의 경쟁력 강화를 위한 조직 기반 구축에 적합한 리더 선임, 성과 기반의 인사, 1970년대생 젊은 세대, 외부 출신, 은행 출신이 아닌 계열사 인재 등용과 여성 인재 중용 등에 중점을 뒀다"고 말했다.
하나금융은 최근 조직개편을 통해 '부회장-총괄-부서' 3단계로 이뤄진 조직체제를 내년부터 '총괄-부서' 2단계로 단순화하기로 했다. 그동안 하나금융은 ESG·글로벌·디지털 담당 부회장 3인이 6개 분야를 총괄해왔다. 함영주 부회장은 그룹지원총괄과 그룹사회가치총괄을, 이은형 글로벌 부회장 겸 하나금융투자 대표는 그룹글로벌총괄을, 지성규 디지털 부회장은 그룹디지털총괄과 그룹데이터총괄·그룹ICT총괄을 관리해왔다. 총괄임원은 부회장을 보좌해왔는데 이번 개편으로 6개 총괄 영역의 담당 임원들이 부회장 보고 체계에서 벗어나게 됐다. 이에 대해 하나금융 관계자는 "보고 체계를 단순화하고, 책임 경영을 하기 위한 효율적 조직개편"이라고 말했다.
KB와 하나금융이 상대적으로 젊은 임원들에게 전권을 주면서 이들 금융지주의 임원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기존 부회장들은 직급이 낮은 임원들과 '계급장'을 떼고 동등한 위치에서 경쟁해야 하는 상황이라 차기 회장 구도는 더욱 알 수 없게 됐다"
한편 이날 신한금융은 디지털 강화를 위해 전략과제를 수행하는 목적 중심적 조직 '트라이브'를 구축했다.
트라이브는 신규 앱 개발 추진 등 핵심 전략과제 수행에 필요한 자원들을 소속된 부서의 경계를 넘어 강력하게 결합시킨 유연한 조직이다.
[문일호 기자 / 서정원 기자 / 명지예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