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백악관과 월가가 최근 공매도 숏 스퀴즈로 급등한 종목에 대해 경계 발언을 내놓자 하루 새 매도 물량이 쏟아지며 폭락장이 나타나는 등 미국 증시의 변동성에 '빨간불'이 켜졌다.
28일(현지시각) 뉴욕증시에서 미국 비디오게임 소매 체인 게임스톱의 주가는 44.29% 폭락했다. 전일 134.84% 오르며 급등했던 것과 다른 모습이다. 게임스톱은 현재 미국 내에서 가장 뜨거운 종목이다. 지난 11일 부터 공매도 헤지펀드와 미국 개미들의 매수·매도 공방 속에서 주가는 치솟았다. 올해 첫 거래일인 지난 4일까지만 해도 17.25달러였던 주가는 1000% 이상 수익률을 기록하며 뛰었다.
이날에도 장 중 한때 492.02달러까지 치솟았다가 순식간에 지수는 하락 반전했다. 게임스톱의 주가 급락에는 월가와 백악관이 전면적으로 나서 투기 조작에 대한 의혹 메시지를 발표한 것이 악재로 작용한 탓이다.
젠 사키 백악관 대변인은 기자회견을 통해 "백악관은 재무부와 함께 게임스톱을 비롯해 증시에서 주가가 급격히 오른 일부 기업들 관련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나스닥증권거래소의 아데나 프리드먼 최고경영자(CEO)도 동시에 "최근 온라인 익명 커뮤니티와 소셜네트워크(SNS) 공간을 악용한 '펌트앤드덤프' 가능성이 있으며, 시장 조작 의심 정황에 대해 거래소와 규제당국인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조사에 나서야 한다"고 사태에 일침을 가했다.
이에 따라 미국 무료증권 앱 로빈후드는 이날 "일부 종목에 한해 투자자들은 매도만 가능하고 새로 매수할 수 없다"는 방침을 밝혔다. 로빈후드가 차단한 종목은 공매도 세력 다툼으로 최근 주가가 폭등한 게임스톱을 비롯한 AMC, 블랙베리, 노키아 등이다.
실제 전날 301.21% 치솟았던 AMC 주가는 56.57%까지 떨어졌고, 블랙베리(41.35%↓)와 노키아(13.25%↓) 등도 줄줄이 타격을 받았다.
↑ 미국 무료증권 앱 로빈후드는 이날 "일부 종목에 한해 투자자들은 매도만 가능하고 새로 매수할 수 없다"는 방침을 밝혔다. |
뉴욕증시의 공매도 전쟁에 정치권까지 가세하면서 상황은 악화일로를 걷고 있다.
엘리자베스 워런 민주당 상원의원은 CNBC를 통해"헤지펀드·사모펀드, 부자 투자자들은 그동안 증시를 개인 카지노처럼 갖고 놀면서 다른 사람들만 비용을 치르게 했다"며 "증권거래위원회(SEC)와 다른 금융규제기관들이 잠에서 깨 일할 때가 됐다"고 지적했다.
알렉산드리아 오카시오코르테스 민주당 하원의원은 트위터를 통해 "개인투자자의 주식 매수만 막은 로빈후드 앱의 결정에 대해 더 많은 것을 알 필요가 있다"고 말하자 테드 크루즈 공화당 상원의원은 이에 "완전히 동의한다"고
이에 미국 하원 금융서비스 위원회와 상원 은행위원회는 시장 변동성 위기에 따라 이번 사태에 관한 청문회를 열고 공매도 헤지펀드에 대한 조사에 나서기로 했다.
[김규리 매경닷컴 기자 wizkim61@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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