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 금리 하락에 따른 수익성 악화,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기업 부실화 우려 등으로 한동안 지지부진한 흐름을 보였던 금융주가 연말 배당 시즌이 다가오면서 몸값을 높이고 있다. 배당은 안정적인 수준이지만 연초 대비로 주가가 오히려 하락하면서 배당 매력이 더 높아졌기 때문이다.
3일 증권가에 따르면 KB금융은 전일 종가 기준으로 지난 11월 이후 16.1%나 상승했다.
같은 기간 신한지주는 11.8%, 하나금융지주는 16.2%, 우리금융지주는 14.7% 올랐다.
특히 그동안 매도세로 일관했던 외국인 투자자들이 11월 이후 금융주를 매수하고 있다는 점은 눈여겨볼 만하다. 증권가에서는 최근 금융주의 주가 강세를 배당 매력 덕분인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금융당국의 배당 자제 권고 탓에 올해 금융주의 대규모 배당 확대는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 금융주들의 예상 순이익은 대체로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이어서 지난해와 동일하거나 소폭 증가한 규모의 배당을 실시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연초 대비로 금융주의 주가는 하락했다. 코스피는 연초 대비 21.8%나 상승하면서 사상 최고치를 깨고 있지만 KB금융은 연초 대비 1.8% 하락했다. 신한지주(-21.1%), 하나금융지주(-3.9%), 우리금융지주(-12.1%) 등 다른 금융지주들도 마찬가지다. 배당은 그대로이더라도 주가는 오히려 하락해 시가배당률(주당배당금/주가)는 오히려 더 올라간 것이다.
증권가에서는 금융주들의 시가배당률이 5% 안팎을 기록할 것으로 보고 있다. KB금융의 예상 시가배당률은 4.6%, 신한지주 5.2%, 하나금융지주 6.0%, 우리금융지주 5.8% 등이다. 현재 시중 은행의 1년 만기 정기 예금 금리가 1% 수준임을 감안하면 상당한 수익률이다. 특히 연말 배당기산일까지 1개월 정도만 금융주를 보유하면 5%의 배당 수익을 확보할 수 있다는 점에서 투자 메리트가 높다.
보험과 증권주 중에서도 DB손해보험과 미래에셋생명, NH투자증권이 5% 이상의 시가배당률이 기대된다.
박혜진 대신증권 연구원은 "20%대의 높지 않은 배당성향과 한자릿수 순이익 증가율에도 불구하고 은행주의 배당수익률이 올해도 약진할 전망"이라며 "증권에서 NH투자증권이 이례적으로 높은 수익률을 기록할 전망이며 보험사 중에서는 미래에셋생명의 수익률이 가장 높다"고 말했다.
이어 "이 회사들의 배당 정책은 앞으로 크게 변할것이 없고, 일관성을 보여주기 때문에 배당매력의 관점에서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배당 투자의 가장 큰 리스크로 꼽히는 배당락에 대한 우려도 줄고 있다. 배당 매력이 큰 종목들은 연말 배당 기산일이 지나면 주가가 하락하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올해는 금융주에 대한 투자 심리가 개선되고 있기 때문에 배당락을 우려한 매물 출회나 배당락 이후 차익 실현 움직임이 크지 않을 것이란 예상이다.
최정욱 대신증권 연구원은 "최근 외국인들이 은행주를 순매수하기 시작했고, 국내 은행 뿐만 아니라 글로벌 금융주 투자
[고득관 기자 kdk@mkinterne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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