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정 최고금리 인하를 먼저 경험한 일본에 모회사를 둔 국내 대부업체들이 시장에서 '대부업 정리' 입장으로 돌아선 것으로 확인됐다. 일본의 경우 상한금리 인하 부작용으로 대부업체 폐업과 음성화, 이에 따른 불법사금융 시장 확대를 경험하는 등 서민금융 붕괴를 겪으면서 금리를 되레 높여야 한다는 주장이 일었다.
30일 대부금융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이맘때만 해도 순수 신용대출 기준 대부업 4위였던 조이크레디트대부금융(이하 '조이')은 이날 현재 10위권 밖으로 밀려났다. 올해 초부터 신규대출을 중단하고 대출채권 정리에 들어가면서다.
대부업 소식에 밝은 한 소식통은 "국내에서도 법정 최고금리가 연 20%까지 낮아질 것이란 전망이 나왔을 때 이를 먼저 경험한 일본 모회사에서는 국내 대부업 정리를 준비해 왔다"며 "지난해 12월말 5000억원 수준까지 늘었던 대출채권은 다음달에는 1200억원 안팎으로 정리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 소식통은 "일본 모회사의 방침은 대부업은 일단 정리하고 다른 사업을 찾아보자는 입장"이라며 "다만, 대부업은 정리하지만 대부업 라이선스는 유지하는 방향"이라고 덧붙였다.
국내에서는 2012년부터 서민 등 취약계층의 이자부담 경감을 위해 법정 최고금리를 연 20%로 낮추자는 주장이 정치권을 중심으로 제기돼 왔다. 그리고 그간 일련의 인하 과정을 거쳐 내년 하반기부터는 최고금리를 연 20%로 적용하기로 이달 정부의 방침이 정해졌다. 2002년 대부업법 제정과 함께 법정 최고금리는 연 66%였다.
조이는 지난해 12월만 해도 대출채권 규모가 5000억원으로 산와대부, 러시앤캐시 등에 이어 업계 빅5에 속했다. 현재는 10위권 밖으로 밀렸다. 현재 업계 빅5는 러시앤캐시, 산와대부, 리드코프, 태강대부, 바로크레디트대부로 재편됐다. 일본에 모회사가 있는 산와대부 역시 최고금리 인하 여파로 신규대출을 중단하면서 1위 자리를 저축은행 인수로 대부업 종료를 앞둔 러시앤캐시에 내줬다.
앞서 일본은 지난 2006년 정치 논리로 법정 최고금리가 연 29.2%에서 연 20%로 대폭 내려간 후 대부업체수가 1만1832개(2007년 3월)에서 2350개(2012년 3월)로, 이 기간 대출잔액은 10조엔에서 3조엔으로 급감하며 서민금융 시장이 붕괴됐다. 그러자 일본 대부업체들은 법정 최고금리가 상대적으로 높은 국내 시장으로 이동했지만, 일본과 비슷한 상황을 다시 마주하면서 대부업 정리 방향으로 가닥을 잡고 있다. 당시 일본 자민당에서는 서민금융 가뭄 해소와 불법사금융 척결을 위해 국내의 법정 최고금리와 같은 개념의 상한금리를 연 20%에서 연 30%로 다시 상향하는 법이 발의되기도 했다.
대부업체들은 연체 등 부실 위험이 높은 저신용자 대상으로 자금을 공급해 왔다. 최고금리가 높을 때는 부실 위험을 높은 금리로 상쇄했으나, 대출로 받을 수 있는 금리 상한이 낮아지면서 저신용자 대출 기피현상이 뚜렷해지고 있다. 최고금리 인하 여파로 대부업 대출 평균 승인률은 현재 10% 안팎 수준을 나타내고 있다. 10명중 1명꼴로 대출이 이뤄지는 셈인데, 사실상 개점휴업이라 할 수 있다.
대부업계 한 관계자는 "정부의 최고금리 인하 예고로 내년부터 저신용자 급전 시장이 더 위축될 전망"이라며 "P2P 1위 업체의 연체율도 25%가 넘는데, 이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알 사람들은 다 안다"고 말했다.
학계에서는 최고금리가
[전종헌 기자 cap@mkinterne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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