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분증 없이도 계좌 만들고, 보험 만기금 포인트로 받는다

앞으로는 신분증 제시 없이 모바일 어플리케이션(앱) 인증을 통해 은행에서 대출을 받거나 외환거래를 할 수 있게 된다. 보험 만기금을 포인트로 지급받은 뒤 온라인 플랫폼에서 각종 물품을 할인된 가격으로 구매하는 것도 가능해진다.
19일 금융위원회는 혁신금융심사위원회를 개최하고 이같은 금융 규제 샌드박스 혁신금융서비스 5건을 지정했다고 밝혔다. 이번에 선정된 회사는 신한은행, 캐롯손해보험-SK텔레콤(제휴), 한화생명, 페이히어, 에이엔비코리아 등 5곳이다. 혁신금융서비스로 지정되면 특례를 인정받아 일정 기간 규제에서 벗어나 해당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게 된다. 총 120건의 혁신금융서비스를 지정한 금융위는 연내 2차례 더 심사위원회를 개최할 계획이다.
신한은행은 이번 지정을 통해 간편 실명확인 서비스를 내년 9월부터 시행한다. 금융실명거래법상 은행 서비스를 받기 위해서는 고객이 신분증 원본을 반드시 은행에 제출해야만 한다. 하지만 특례에 따라 신한은행에 신분증이 등록된 고객은 향후 신분증 실물 없이도 앱 로그인만을 통해 계좌를 개설하거나 대출을 받을 수 있게 됐다.
캐롯손보는 SK텔레콤과 협업해 자동차보험에 가입한 고객들을 대상으로 안전 운전 기준을 충족하는 경우 월 1만원의 상품권을 지급하는 서비스를 다음 달부터 시행한다. 기존에는 보험업법상 제3자를 통해 보험을 모집하는 경우 일정금액 이상 금품 등을 제공하지 못하도록 되 어있었다. 하지만 이번 혁신금융서비스 지정을 통해 캐롯손보 자동차보험 '퍼마일' 가입자는 운행정보 수집장치(D-Tag)를 장착한 뒤 안전 운전기준을 충족하면 SK텔레콤으로부터 월 1만원의 상품권을 지급받을 수 있게 됐다. SK텔레콤은 이번 서비스를 통해 T맵을 통해 확보되는 고객들의 운전 정보를 조금 더 정교하게 받아볼 수 있을 전망이다.
한화생명은 내년 4월부터 저축성 보험 가입자가 보험 중도·만기금을 포인트로 지급받은 뒤 온라인 플랫폼에서 외식, 콘텐츠, 헬스케어 서비스 등 상품과 서비스를 할인된 가격으로 구매할 수 있는 서비스를 내놓는다. 보험업법상 보험금의 포인트 지급은 제한돼왔지만 이번 특례에 따라 가능해졌다. 이에 따라 소비자는 포인트 플랫폼을 통해 자신이 원하는 물품과 서비스를 저렴하게 구매할 수 있는 효용을 누리게 된다. 한화생명은 고객의 포인트 사용 빅데이터를 분석해 개인 맞춤형 보험상품을 개발하고, 추천할 수 있는 이점을 누리게 됐다.
이외에도 페이히어는 소상공인이 신용카드가맹점으로 가입할 때 비대면으로 가입 절차를 완료할 수 있는 서비스를 내년 7월부터 출시한다. 에이엔비코리아는 소비자가 신용카드 결제 시 하드웨어 단말기 이용 없이 모바일 앱으로 결제가 가능하도록 하는 서비스를 내년 5월부터 출시할 예정이다.
[김유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