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모주 개인투자자 청약 배정 물량을 현행 20%에서 30% 수준으로 확대하는 내용을 담은 청약제도 개편 방안이 윤곽을 드러냈다. 일정 증거금만 내면 누구나 공모주를 받을 수 있도록 균등배분제도도 부분 도입한다.
이석훈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12일 서울 여의도 금융투자교육원에서 열린 '공모주 배정 및 IPO 제도 개선 관련 토론회'에 참석해 공모주 제도 개선 방안을 제시했다. 이번 토론회는 공모주 시장 선진화 방안에 대한 학계와 금융투자업계 의견을 모으자는 취지에서 한국금융투자협회가 마련했다. 금융위원회는 토론회에서 제안된 의견 등을 검토한 뒤 공모주 개편 최종안을 발표할 계획이다.
현재 상장기업 공모주 중 개인투자자에게 20% 이상, 하이일드 펀드에 10% 이상, 우리사주 조합원에게 20% 그리고 기관투자가에 나머지 물량을 배정한다. 이날 자본시장연구원 발표안을 보면 일반 청약자 물량 확대를 위해 우리사주조합 미달 물량에 대해 최대 5%까지 일반 청약자에게 배정하고, 하이일드 펀드의 공모주 우선 배정 물량을 10%에서 5%로 줄어든다.
개인 청약 물량에 대해 균등배분 방식도 부분 도입된다. 인기 공모주의 경우 거액의 증거금을 동원할 수 없는 소액 개인 청약자의 참여 기회가 제한된다는 지적을 고려한 방안이다. 물량 대비 청약자가 너무 많아 경쟁이 치열할 때 추첨을 통해 배정하는 방안도 제시됐다.
이날 이어진 토론회에서 일부 전문가는 일반청약 배정 물량 확대에 대해 부정적 의견을 내비쳤다. 기관 비중이 작아질수록 경쟁이 심해지면서 적정 공모가가 형성되기 힘든 측면이 있다는 지적이다.
한편 이날 토론회에서는 공모가 산정에 있어 주관사의 전문성이 강화돼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최근 코스피에 입성한 빅히트엔터테인먼트의 주가 폭락으로 개인투자자 피해가 커지면서 주관사의 적정 공모가 산정 기능이 화두로 떠올랐다.
이 연구위원은 "공모주 시장은 물량 배정만으로 높은 단기 수익률이 보장된다는 기대심리 때문에 충분한 기업분석 없이 투자가 이뤄져 이후 주가 변동성이 커지는 문제가 있다"며 "주관사가 적정 공모가격을 산정할 수 있도록 하고 일반투자자의 투자 기회를 확대할 방안을 찾아야 한다"
적정 가격 산정에 기여한 기관을 우대할 수 있도록 '기관투자가 신주 배정 가이드라인'을 마련하고 시장에 확신을 제공할 수 있도록 주관사가 사전에 지정 기업에 공모주 물량 일부를 우선 배정해 장기 보유하도록 하는 코너스톤 투자자 제도를 도입하는 등 구체적인 방안이 나왔다.
[문가영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