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금융권에 따르면 올 3분기 KB·신한·하나·우리금융 순익은 총 3조5512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작년 3분기(3조2446억원)보다 9.4% 늘어난 수치다. 같은 기간 금융지주 대손충당금은 6754억원에서 11.7% 증가한 7542억원이다. 충당금은 금융사가 대출 실행 후 예상되는 상환 불이행에 대비해 미리 적립금으로 쌓아놓는 금액으로, 회계상 비용 항목이다. 코로나19로 인한 부실을 반영하고도 실적이 더 늘어난 것이다.
이처럼 금융지주 실적이 증가한 것은 부동산 가격 상승기에 따른 주택담보대출 등 대출 급증, 주식 투자 증가에 따른 금융지주 내 계열사인 증권사 실적 호조, 은행 비용 감소 노력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했기 때문이다. 금융지주 관계자는 "지난 2분기보다는 충당금을 덜 쌓았지만 작년 3분기보다는 충당금을 더 적립하고도 실적이 높게 나왔다"며 "저금리 기조 속에 대출 수요가 활발한 데다 KB금융은 푸르덴셜생명 실적이 3분기에 반영되는 등 일회성 요인도 있다"고 말했다.
금융사별로는 KB금융이 올 3분기에 순익 1조1666억원을 올려 신한금융(1조1447억원)을 가까스로 제쳤다. 이 같은 KB금융 실적은 작년 동기 대비 24.1%, 직전 분기보다 18.8% 늘어난 것이다. 자기자본 대비 순이익 비율인 ROE 역시 11.5%로 가장 높았다. 전체 순이익에서 은행 실적이 차지하는 은행 의존도는 58.7%로 신한과 함께 가장 낮았다. 특히 지난 4월 KB가 인수한 푸르덴셜생명 염가매수차익이 올 3분기에 1450억원 반영됐다. KB금융 관계자는 "그만큼 푸르덴셜을 싸게 M&A했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계열사들도 KB금융 실적을 보탰다. KB증권 3분기 누적 순이익은 3385억원으로 작년 동기 대비 50.6% 성장했다.
이날 실적을 발표한 신한금융 역시 은행·증권·카드 등 계열사 모두가 고른 활약을 펼치며 '분기 1조원 순익' 시대를 열었다. 특히 3분기에 KB금융보다 충당금을 130억원 더 쌓고도 비슷한 실적을 올려 주목된다. 신한금융은 신한베트남을 중심으로 글로벌 손익이 921억원에 달해 4대 금융지주 중 '톱'이었다. 이자이익도 KB금융과 함께 2조원대를 기록해 1조원대인 다른 금융지주사보다 월등히 높았다. 3분기 누적 순이익 기준으로는 신한금융이 2조9502억원으로 KB금융(2조8779억원)을 앞섰다. 하나금융은 지난 3분기에 글로벌 손익이 820억원으로 신한보다 낮았지만 전체 순이익 대비 국외 실적 비중(10.8%)이 가장 높게 나왔다. 작년 베트남 자산 규모 1위 은행인 'BIDV'를 인수하면서 국외에서 안정적 실적을 쌓고 있는 것이다. 하나금융 3분기 순익은 7601억원이었고,
우리금융은 올 하반기 턴어라운드가 예상되고 있다. 3분기 순익은 4798억원으로 가장 낮았지만 직전 2분기(1423억원)보다 실적이 3.4배나 늘었다. 우리금융 관계자는 "연내에 아주캐피탈을 인수하면 실적이 반등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문일호 기자 / 김혜순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