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국민이 경제적으로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는 길은 구호품을 지원하는 것이 아니라 그들 스스로 일어설 수 있는 힘을 길러주는 것이다."
한국전쟁 직후 한국에서 선교활동을 한 메리 가브리엘라 수녀는 평생 신협운동에 이같이 헌신했다. 이는 한국신협이 신협운동 60주년을 맞아 로마 교황청으로부터 프란치스코 교황이 전하는 축복장을 받는 이유이기도 하다. 축복장은 세계 각국에서 선교 활동을 하는 신부가 특별한 봉사활동을 하는 사람 등을 추천해 공적을 평가해 시상하는 것이다.
신협중앙회는 22일 천주교 부산교구청에서 김윤식 신협중앙회장이 로마 교황청 프란치스코 교황의 축복장을 받는 수여식을 진행했다고 밝혔다. 이번 수여식은 한국신협 발상지인 부산에서 진행됐다. 축복장은 1300만 신협 이용자와 임직원을 대표해 김윤식 회장이 받았으며, 손삼석 요셉 천주교 부산교구청 주교가 직접 축복장을 전달했다.
지난 60년간 사람과 공동체의 가치를 중시하는 금융협동조합의 정체성을 지키며, 서민과 소외계층 같은 세상의 약자를 돕고 금융혜택의 사각지대를 해소하는 데 기여해 온 것을 인정받았다고 신협 측은 밝혔다.
신협과 가톨릭 교회의 인연은 깊다. 1960년 미국 메리 가브리엘라 수녀가 가난과 고리사채로 고통받는 서민들을 위해 대한민국 최초의 민간금융협동조합인 성가신협을 설립했다. 장대익 신부도 같은해 서울에서 가톨릭중앙신협을 설립해 서민들의 사회 경제적 지위 향상을 도왔다. 신협은 지역경제 발전과 사회적 약자 등 소외된 이들을 위한 금융 안전망 역할을 하며 현재는 자산 108조원, 이용자 1300만명 규모의 대표적인 금융협동조합으로 성장했다. 금융협동조합으로서 본연
김윤식 회장은 "수상을 계기로 사회적 약자와 어두운 곳을 밝히는 신협의 정신을 되살려 교황님이 전해온 메시지처럼 신협이 서민들에게 축복의 통로가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한상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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