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액 투자자들이 애용하는 한국포스증권(옛 펀드슈퍼마켓) 펀드를 담보로 자금을 대출해주는 서비스가 곧 등장한다.
한국증권금융은 17일 한국포스증권에 입고된 펀드를 담보로 최소 500만원에서 최대 10억원까지 빌려주는 펀드담보대출 서비스를 론칭한다고 밝혔다. 기존에는 한국증권금융에서 펀드를 담보로 대출을 받으려면 실제 펀드 자산이 담긴 통장이 필요하기 때문에 온라인 펀드를 담보로 한 대출이 불가능했는데 이를 개선한 것이다. 펀드 기준가 대비 50%까지 대출이 가능하고 금리는 기존 서비스와 동일한 수준이다.
또 애플리케이션을 통해서도 3억원까지 대출이 가능하다. 기존에는 펀드 판매사에서 승낙서를 받아 증권금융을 방문해 여러 서류를 작성해야 하는 등 번거로운 절차가 필요했으나, 비대면 투자 확산에 따라 모바일 펀드담보대출이 새로 가능해진 셈이다.
이 같은 서비스는 펀드 장기투자자에게 유동성을 제공해 펀드시장을 활성화하고 장기투자 문화를 정착시키는 차원에서 마련됐다. 한국증권금융 자회사로 출범한 한국포스증권은 다양한 상품을 온라인으로 판매해 투자자들의 선택권을 넓히고, 저렴한 수수료와 이용 편익을 제공할 목적으로 설립됐다. 현재 고객은 총 13만9000여 명이며 평균 잔액은 768만원으로 주로 소액 거래가 많다.
이렇듯 소액 거래를 위주로 하는 펀드 투자자들이 대출을 통해 투자 기회를 넓힐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한국포스증권은 "공모주 시장이 활황인데 온라인 펀드담보대출을 증거금으로 공모시장에서 활용할 수도 있고, 주택담보대출도 많이 막혀 있다 보니 펀드를 담보로 활용할 수 있는 선택 폭이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또 온라인 펀드 투자자가 편리하게 모바일 대출로 유동성을 제공받을 수 있도록 함으로써 장기투자를 유도하는 효과가 기대된다는 분석이다. 최근 자산 변동성이 커지면서 단기 수익을 노리는 직접 투자가 늘어난 데다 라임, 옵티머스 등 일련의 사모펀드 사고로 펀드 시장에 대한 신뢰가 떨어지면서 펀드 시장이 위축된 만큼 업계에서도 펀드 시장의 불씨를 되살릴 계기가 필요하다는 분위기다.
신재영 한국포스증권 대표는 "펀드를 통한 장기투자로 목돈을 마련하는 문화가 마련돼야 하는데 최근 일련의 사고로 많은 국민이 고통을 받으면서 펀드 시장도 상황이 좋지 않다"며 "펀드 투자자들이 펀드에 묶여 있는 돈을 보다 손쉽게 유동화할 수 있다면 시장 활성화에 조금이나
그러나 한편으로는 최근 불거진 '빚투' 과열 논란에 불을 붙이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최근 각종 대출이 막히면서 지난달 은행 가계대출 잔액은 2004년 통계 작성 이후 최대로 치솟았고, 빚을 내 주식을 거래하는 '신용융자'도 급증하는 추세다.
[문가영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