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 가입을 생각하고 있다면 '가성비' 좋은 보험을 고르는 것이 좋다. 이왕 보험에 가입한다면 내는 보험료보다 받는 보험금이 많은 상품을 선택해야 한다는 얘기다. 당연한 논리지만 '묻지마 가입'으로 낭패를 보는 경우가 끊임없이 발생하고 있다.
가성비는 가격 대비 성능의 비율을 의미하는 용어인데, 보험료를 절약하려면 가성비 좋은 보험을 골라야 한다. 보험을 선택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은 보장내용이고 보험료이기 때문이다.
이런 까닭에 합리적인 소비를 위해서는 가성비 좋은 보험을 가입해야 한다. 동일한 사고를 보장받기 위해 굳이 비싼 보험료를 내야 할 이유가 없어서다. 가성비 좋은 보험은 저렴하면서 돈 되는 보험이지만 가성비 나쁜 보험은 비싸고 돈 버리는 보험이다. 최근에는 가성비를 넘어서 가심비(가격 대비 만족도)까지 따진다.
우선 총 납입보험료와 총 보험금을 비교해 총 납입보험료보다 보험금이 많은 보험을 선택해야 한다. 착시효과를 만드는 소액의 월 보험료가 아니라 총 납입보험료를 계산해서 받을 보험금과 반드시 비교해야 한다. 같은 보험료일 경우 보험금을 더 받는 보험을 골라야 한다.
월 보험료는 적어 보여도 보험료 납입기간에 내야 할 총 납입보험료를 따져보면 보험은 적지 않은 금액을 지불해야 하는 상품이다. 1억원짜리 벤츠를 장기간 할부로 구입하는 것과 다름없다.
그런데 이 사실을 보험사(보험설계사)들은 알면서도 소비자들에게 알려주지 않는다. 총 납입보험료가 엄청 큰 금액인 것을 알고 나면 보험 가입을 기피할 수 있어서다. '1억원짜리 보험 가입하세요"라고 물으면 수긍하는 소비자는 얼나마 될까.
때문에 보험사는 보험료 쪼개기를 해서 소액의 월 보험료만 반복해 설명한다. 이에 현혹된 소비자는 총납입보험료를 간과한 채 보험에 가입한다.
총납입보험료에 비해 보험금이 적은 상품도 있는데 이런 상품은 소비자를 위한 상품이 아니다. 심하게 말하면 보험사 먹여 살리는 보험이다. 또한, 보험료가 저렴한 보험이라고 해서 반드시 좋은 것만도 아니다. 보험료가 싼 것은 보장내용이 좋지 않거나 필요한 서비스를 받지 못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무조건 싼 보험료에 매달리지 말아야 하는 이유다.
같은 종류의 보험이라도 월 보험료가 비슷하면 보장금액이 큰 보험이 가성비가 좋고, 보장금액이 유사하면 보험료가 저렴한 것이 가성비가 좋은 보험이다. 동일한 보장인데 보험료가 저렴하다는 것은 보험료에 사업비(보험사 경비)가 상대적으로 적게 부가된 보험이다. 사업비가 적을수록 소비자에게 좋은 보험이다. 사업비는 소비자에게 '거품'이므로 거품이 적을수록 좋다.
그러나 많은 소비자들이 사업비가 무엇인지 모르고 알더라도 간과하는 경우가 많다. 사업비를 확인하지 않고 보험사(보험설계사)에게 모든 것을 내맡기면 보험료 바가지를 쓰게 된다. 사업비는 절대로 놓치면 안되는 중요한 내용이다. 보험사에게 맡기지 말고 가입하려는 상품의 사업비를 묻고 따지고 비교, 확인해서 악착같이 적은 상품으로 가입해야 한다.
보험은 안내장에 보이는 것이 전부가 아니다. 즉, 숨은 그림(사업비)을 찾아야 한다. 겉만 보고 판단하지 말고 속을 알아야 가성비 좋은 보험을 가입할 수 있다. 보험상품의 사업비는 보험협회 홈페이지 공시실의 '상품비교 공시'에서 확인할 수 있다.
보장성보험은 보험사들이 사업비를 공개하지 않고 '보험가격지수'로 공시하고 있는데, 이것은 보험사별로 같은 유형의 상품을 평균해서 100으로 정한 뒤, 이를 기준으로 특정 보험상품의 보험료 수준을 숫자로 표시한 지표다. 지수가 100%를 초과하면 동일상품들의 평균보험료 보다 보험료가 비싼 것이고 100%를 밑도는 것이면 보험료가 저렴하다는 것이다. 보장내용이 동일할 경우 보험가격지수가 낮은(사업비가 상대적으로 적은) 상품을 선택하는 것이 유리하다.
보험가격지수는 보험료가 아닌 사업비 수준을 나타내는 지표이므로 보장 내용이 동일할 경우에만 보험가격지수로 사업비(보험료) 비교가 가능하다. 상품마다 보장내용이 다르고 사업비 수준이 각각 다르기 때문에 '보험가격지수가 낮으면 보험료가 저렴하다'고 단정할 수 없다는 얘기다. 보장내용이 좋으면 보험가격지수가 낮더라도 보험료가 비싸고 반대의 경우도 발생할 수 있다.
저축성보험은 협회 홈페이지나 가입설계서에서도 사업비 부가내역을 직접 확인할 수 있다. 보험료에서 사업비와 위험보험료를 뺀 금액이 매월 적립된다. 사업비가 적어야 적립금이 많아지고 수익률도 높아지는 만큼 사업비를 미리 확인해서 적은 상품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 조건이 비슷한 저축성보험 A와 B 중 A의 적립률은 90%, B는 110%라면 소비자는 당연히 B를 선택해야 한다.
보험료가 부담되면 무(저)해지 환급형 보험을 고려할 수 있다. 이들 보험은 같은 보장의 일반보험 보다 보험료가 15~25% 정도 저렴하다. 다만 중도에 계약을 해지하면 해지환급금이 적거나 없다. 계약을 끝까지 유지할 경우에만 가입해야 한다.
사망 보장이 보험 가입 목적이라면 보험료가 비싼 종신보험 대신 보험료가 저렴한 정기보험을 가입하는 것이 좋다. 오세헌 금융소비자
[디지털뉴스국 전종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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