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금융위기 이후 외국계 증권사에서 국내 기업들의 주식을 팔아야 한다는 보고서를 내는 경우가 적지 않았습니다.
그럴 때마다 해당 기업의 주가도 급락했는데요, 최근에는 외국계 증권사의 보고서가 시장에서 힘을 쓰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권열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기자 】
지난 5일, 모건스탠리는 하이닉스의 목표주가를 6천800원으로 제시하며 매도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뒤이어 맥쿼리 역시 목표주가를 5천 원으로 낮추는 등 하이닉스는 집중 공격을 당했습니다.
그렇지만, 현재 주가는 8천 원 선입니다.
외국인 투자자들도 보고서와는 반대로 움직였고, 하이닉스는 지난 열흘 동안 외국인들이 가장 많이 사들인 종목이 됐습니다.
▶ 인터뷰 : 이민희 / 동부증권 연구위원
- "외국인들이 투자할 때는 전 세계 D램 업체를 보겠죠. 미국의 마이크론이라든가 다른 아시아 D램 업체들보다 하이닉스는 1월에 덜 올랐으니까 매수에 나섰다고 볼 수 있습니다."
현대중공업과 LG화학, 호남석유화학 등도 외국계 증권사들로부터 혹평을 받았지만, 주가는 예상을 빗나갔습니다.
지난해 하반기의 급락 장세에서 매도 보고서를 낼 때마다 해당 종목의 주가가 추락하던 때와는 달라진 모습입니다.
이같은 현상은 우리 증시가 외국계 보고서에 내성이 생기고 있는 반면, 금융위기를 피부로 느끼고 있는 외국계 증권사는 시장을 더욱 부정적으로 바라보고 있는 데 따른 것이라는 분석입니다.
▶ 인터뷰 : 김승현 / 토러스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
- "외국계 증권사들이 우리 증권사보다 금융 위기로 큰 어려움을 겪다 보니까 시장 자체를 나쁘게 보고 있습니다. 그래서 평가를 할 때도 보수적으로 하게 됩니다."
또 증시에서 외국인 비중이 줄어든 점도 외국계 증권사의 보고서가 큰 힘을 발휘하기 어려운 원인으로 꼽힙니다.
▶ 스탠딩 : 이권열 / 기자
- "외국계 증권사의 보고서라고 하더라도 결국 하나의 투자의견에 지나지 않습니다. 우리 증시가 외국계 증권사의 보고서에 지나치게 일희일비하지는 않았는지 되돌아보아야 할 때입니다. mbn뉴스 이권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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