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주식시장 침체를 막기 위해 11일부터 공매도 과열 종목 요건을 완화해 금지 종목을 확대하고 기간도 늘리는 방안을 내놨지만 시행 첫날 증시는 폭락하며 정책을 무색하게 만들었다. 11일 코스피는 전일 대비 2.78% 하락한 1908.27에 장을 마감했다. 코스피는 장중 한때 1900선도 무너졌지만, 종가는 간신히 1900대를 지켜냈다. 코스닥은 3.93%나 하락해 600선도 깨졌다. 코스닥이 600 아래로 내려가기는 작년 8월 29일 이후 6개월여 만이다.
시행 첫날 공매도가 금지된 11개 종목의 주가는 대부분 상승했지만, 시장 전체적으로 보면 외국인과 기관의 '팔자'가 워낙 거셌다. 특히 외국인은 3월 들어 11일까지 8영업일 동안 무려 4조6400억원을 팔아치운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로 주식시장이라는 큰 틀의 리스크가 부각되는 상황에서, 특정 종목 몇 개의 공매도를 일시적으로 금지하는 방안으로 효과를 보기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 공매도는 주가가 떨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주식을 빌려서 판 뒤, 주가가 떨어지면 주식을 사서 갚아 차익을 본다.
이에 정부가 공매도 과열 종목을 기존 대비 2배 이상 지정하고, 금지 기간도 1거래일에서 10거래일로 늘리는 안을 내놨지만 시행 첫날인 11일 공매도의 투자 주체인 외국인과 기관은 여전히 '팔자'에 베팅했다. 이날 코스피에서 외국인은 6835억원을, 기관은 4838억원을 순매도
했다. 코스닥에서도 외국인과 기관은 각각 2614억원, 579억원을 팔았다. 덕분에 양대 증시는 모두 폭락했다. 한편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바뀐 규정에 따라 공매도가 10영업일 동안 금지된 종목이 11일 첫날 11개에서 12일엔 유가증권 8개, 코스닥 21개 등 총 29개로 급증했다.
[박인혜 기자 / 신유경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