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리 값이 반락한 시점은 우한 폐렴 확산 시기와 일치한다. 전염병이 퍼지면 국가 간 교역과 관광에 차질이 생기고 공장 가동이 멈추면서 실물 경제가 둔화할 것이라는 우려가 반영됐다.
산업용 금속의 대표 격인 구리는 경기가 반등할 때 값이 뛰고 반대일 때는 하락한다. 세계 실물경제 흐름을 선행적으로 짚어볼 수 있는 이 같은 성격에 빗대어 구리를 '닥터 코퍼(Dr. Copper)'로 부르기도 한다. 특히 구리 전체 생산량 가운데 상당 부분을 중국이 사들이기 때문에 구리 값은 중국 경기와 강하게 연동되는 경향이 있는데, 이번 우한 폐렴이 중국에서 창궐하고 있다는 점도 낙폭을 키웠다
일각에서는 이 같은 낙폭이 지나친 감이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유경하 DB금융투자 연구원은 "우한 폐렴에 대한 공포가 구리 값에 과하게 반영된 듯하다"며 "지상 광산의 지하화로 인한 생산비 상승 등 펀더멘털을 고려하면 t당 6000달러 초중반이 적정 구간으로 보인다"고 짚었다.
[홍혜진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