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외국인에 휘둘리는 한국증시 ◆
15일 한국거래소와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이 보유한 주식의 시총 비중은 개방 첫해인 1992년 4.9%에서 2019년 말 38.1%까지 상승했다. 외국인 보유 상장주식 금액도 4조1451억원에서 561조원대로 성장했다.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28.9%까지 줄었던 외국인 보유 시총 비중은 2006년(37.3%) 이후 13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처럼 국내 증시에서 절대적 위치를 차지한 외국인이 시장에서 거둬들이는 수익도 급격히 커지고 있다. 코스피는 1992년 624에서 지난해 말 2197로 3.5배 상승하고, 시총은 같은 기간 85조원에서 1476조원으로 17.4배 성장했다.
반면 신영증권이 한국 증시 개방 이후 매년 코스피에서 외국인이 얻은 이익을 계산해본 결과 개방 첫해인 1992년 한 해 동안 2조7000억원 남짓이었던 '외국인 연간 총수익'이 2019년 96조원까지 수직 상승했다. '외국인 연간 총수익'은 전년 말 대비 보유 금액 증감액에 배당금을 더하고, 연간 순매수 금액을 빼 계산했다. 지난해의 경우 1~3분기에 해당하는 중간배당만 집계된 수치다. 4월 초 윤곽이 드러날 2019년 배당금을 반영하면 110조원에 육박할 수 있다. 연간 총수익을 기준으로 28년간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이 수익을 내지 못한 해는 7개 연도에 불과했다. 수익률 측면에서도 코스피 수익률을 압도했다. 28년 중 외국인 수익률이 코스피 증감률을 밑돈 경우는 단 세 차례뿐이었다. 전문가들은 기업의 직접금융시장으로서 실물경제와 금융시장을 잇는 연결 고리 역할을 해야 할 한국 증시가
김학균 신영증권 센터장은 "외국인들이 한국 증시에서 나오는 부를 독식하다시피 하고, 정작 개인투자자의 국내 증시 외면이 확산되면서 국부 유출로 이어질 수 있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박인혜 기자 / 안갑성 기자 / 신유경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