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해외 청정에너지 펀드 '쑥쑥'…작년 평균 수익률 30% 돌파
태양광 모듈 가격 급락하면서 유럽지역 중심으로 수요 급증…해외 재생에너지社 실적 껑충
지난달 31일 한국펀드평가에 따르면 글로벌 녹색성장펀드는 지난 한 해 동안 30.09% 수익률을 기록했다. 업계에 따르면 태양광 모듈 가격이 급락하면서 지난해 친환경에너지 산업의 성장 모멘텀이 마련된 게 펀드 성과 개선의 배경이 됐다. 2018년 하반기 중국산 물량의 과잉공급으로 태양광 제품 가격이 하락하면서 유럽을 중심으로 글로벌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어난 바 있다. 특히 그해 9월 유럽연합(EU)이 중국산 모듈에 대한 관세를 철폐하자 설치 비용이 큰 폭으로 감소하면서 가정용 수요가 큰 폭으로 증가했다.
멀티에셋글로벌클린에너지 펀드는 전 세계에 상장된 태양열발전, 풍력에너지, 수소발전 기업 등을 선별해 투자하는 상품으로 지난해 35.92%의 높은 수익률을 기록했다.
멀티에셋자산운용 관계자는 "신재생에너지 정책 이슈화와 동시에 태양광 프로젝트 보조금 정책 시행으로 글로벌 태양광 업체가 대체로 높은 주가 상승을 보였다"며 고수익 배경을 밝혔다. 그는 이어 "풍력에너지 사업도 수익률에 크게 기여했다"며 "미국 GE는 3분기 풍력터빈 수주가 전년 동기 대비 38% 급증했고, 독일 풍력 터빈 제조업체인 지멘스 가메사도 육상풍력 시장에서 대형급 발전시설의 개발을 완료해 2020년 상용화를 목표로 하는 등 풍력에너지 기업의 약진도 두드러졌다"고 설명했다.
재생에너지 산업의 중장기적 성장 전망은 긍정적이라는 게 업계 평가다. 향후 기후변화 영향이 심각해짐에 따라 대체에너지에 대한 수요가 특정 국가나 지역에 국한되지 않고 전 세계적으로 확산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서아프리카 코트디부아르에서는 '재생에너지 개발 및 에너지효율 향상 중장기(2018~2030년) 정책안'에서 현재 약 1%에 불과한 신재생에너지를 16%까지 확대할 계획이라고 발표하는 등 선진국 외 신흥국에서도 신재생에너
지로 전환하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 신재생에너지 밀어붙이는데 국내 녹색성장 펀드는 '헉헉'
지난해 한자릿수 수익률 기록, 한국은 대기업위주 종목 구성…전문 강소기업 발굴 어려워
국내 기업에 투자하는 녹색성장펀드의 지난해 평균 수익률은 9.05%로 한 자릿수 성장에 그쳤다. 녹색성장펀드 전체 설정액이 점점 빠지는 추세로 친환경에너지 투자에 대한 국내 투자자들의 관심도 식어가고 있다. 지난 3년간 녹색성장펀드 설정액은 1647억원에서 1271억원으로 오히려 20% 이상 줄어들었다.
이에 정부는 재생에너지 예산을 대폭 늘리는 등 투자를 확대해 나가고 있지만 막상 민간에서는 재생에너지 관련 투자 기반이 제대로 마련되고 있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내 녹색성장펀드가 친환경에너지 산업 성장세에 편승하지 못한 이유는 근본적인 펀드 구성에서 찾을 수 있다. 국내 녹색성장펀드는 이스라엘 솔라에지, 덴마크 베스타스 풍력시스템, 중국 신의솔라 등 재생에너지 기술에 특화된 기업에 주로 투자하는 해외 녹색성장펀드와 달리 국내 대기업 위주로 종목이 구성된다.
예컨대 지난해 10.77%의 수익을 올린 미래에셋그린인덱스 펀드의 비중 상위 종목에는 기아차(종목 비중 9.26%) 현대차(9.18%) 삼성전자(9.15%) SK하이닉스(8.68%) 등이 포함됐다. 국내 녹색성장펀드 종목 구성이 이같이 국내 대기업 위주로 편성되는 원인은 대부분 액티브 전략보다는 지수를 추종하는 방식을 활용하기 때문이다.
한 투자업계 관계자는 "우리나라에서는 청정에너지 테마의 펀드가 잘 발달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청정에너지 산업은 규모의 경제가 작용하기 때문에 아직 초기 단계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국내 중소형 녹생성장 테마주에는 투자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또 글로벌 자산운용사 중에는 오랜 친환경 기술 투자 경험과
[문가영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