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0신년기획 / 지구촌 제로금리 공습 ② ◆
↑ 각종 `캐시리스(cashless)` 결제가 가능하다는 안내판이 붙어 있는 일본 도쿄 미나토 소재 한 식당 앞. [도쿄 = 김강래 기자 |
일본 도쿄 지요다구에 있는 초밥 집. 많아야 15명 정도 수용할 수 있는 작은 가게 출입문에는 'cashless'라는 문구가 적힌 A3 용지 크기만 한 붉은색 포스터가 두 개나 붙어 있었다. 일본 정부가 중소 가맹점과 편의점 등을 대상으로 시행 중인 '비현금 결제 포인트 환급 제도'를 홍보하기 위한 포스터다. 두 포스터 사이에는 '페이페이(PayPay) 고객은 최대 10% 환원'이라는 또 하나의 작은 안내문이 붙어 있다. 인도 최대 결제 서비스 회사 페이티엠(Paytm)과 야후재팬, 소프트뱅크가 함께 출시한 QR코드 기반 모바일 결제 서비스인 페이페이를 이용하면 결제액의 5%를 추가로 돌려받을 수 있다는 뜻이다.
2020 도쿄올림픽을 앞둔 일본 정부가 현금 없는 사회 확산에 나섰다. 디지털 금융산업 육성과 함께 노동 집약적인 일본 금융산업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디지털 전환'을 강조하고 있다. 이 같은 변화는 최근 일본 정부가 단행한 소비세 인상이 계기가 됐다. 정부는 소비세를 8%에서 10%로 올리면서 '소비 절벽' 등 부작용을 최소화하기 위해 비현금 결제액의 2~5%를 소비자에게 돌려주는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이에 따라 중소 가맹점은 5%, 편의점 등은 2% 캐시백 혜택을 제공한다. 페이업체들에 보조금을 제공하기 위해 배정해놓은 정부 예산만 2798억엔(약 3조원)에 달한다.
전폭적인 활성화 정책 덕분에 '현금 사회'였던 일본 내 디지털 페이 서비스가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업계 1~2위를 다투는 페이페이는 이용자가 지난 8월 1000만명에서 불과 3개월 만에 두 배인 2000만명으로 늘어났다. 사용자 1000만명을 확보하는 데 서비스 출시 후 307일 걸렸는데, 두 배로 늘어나는 데 소요된 시간은 3개월에 불과했던 것이다.
'현금 없는 사회'는 미국에서도 큰 화두다. 미국에서 이러한 움직임을 가장 먼저 알린 것은 아마존 무인점포인 '아마존 고'다. 아마존 본사가 위치한 시애틀에서 시작된 '아마존 고'는 올해 초 실리콘밸리 중심지인 샌프란시스코에도 문을 열었다. 금융지구 한복판인 포스트 스트리트 98에 위치한 '아마존 고'에서는 현금이 전혀 없어도 물건을 살 수 있다.
지난달 기자가 방문한 이곳은 스마트폰에서 아마존 고 모바일 앱을 실행한 뒤 지하철 개찰구 같은 곳에 이를 인식시키고 입장하면 된다. 물건을 산 뒤에는 별도로 계산하는 절차가 필요 없다. 원하는 물건을 집어든 뒤 걸어나가면 그만이다. 개인이 갖고 나가는 물건은 천장에 위치한 카메라와 다양한 센서 등을 통해 파악한 뒤에 자동 계산된다. 지불은 본인이 앱에 저장해 둔 신용카드나 은행 계좌에서 자연스럽게 빠져나가는 방식이다.
이곳에서 만난 해리스 포트넘 씨는 "스마트폰만 있으면 계산하느라 줄 설 필요도 없이 원하는 물건을 손쉽게 살 수 있어 자주 이용한다"며 "아마존 고
[특별취재팀 = 이승훈 차장(샌프란시스코·LA) / 김강래 기자(도쿄) / 정주원 기자(런던·암스테르담·바우트쇼텐) / 이새하 기자(스톡홀름·코펜하겐·헬싱키)][ⓒ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