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의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규제 발표로 주가가 급락했던 메리츠종금증권이 신저가를 찍은 이후 반등세를 보이고 있다. 메리츠종금증권의 PF 사업에 대한 우려가 과도하다는 평가가 주가를 끌어올리는 것으로 풀이된다.
17일 오전 11시 30분 현재 메리츠종금증권은 전일 대비 20원(0.52%) 내린 3840원에 거래되고 있다.
메리츠종금증권은 금융위의 '증권사 부동산 PF 채무보증 건전성 관리 강화안'이 발표된 지 다음날인 지난 6일 11%나 급락했다. 이어 지난 9일에는 장중 3535원까지 떨어져 52주 신저가를 경신했다. 하지만 7일부터 저가매수세가 유입되며 주가가 제자리를 찾아가는 모습이다. 현 주가는 9일 저점 대비 8% 이상 오른 수준이다. 금융당국의 PF 규제 발표 이후 낙폭을 상당 부분 만회했다. 메리츠종금증권 주가는 전날까지 5거래일 연속 올랐다.
당국이 내놓은 PF 건전성 대책은 자기자본 대비 부동산 PF 채무보증 한도 100% 설정, 부동산PF 채무보증에 대한 신용위험액 산정 위험값 상향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 자기자본 대비 부동산 PF 채무보증 한도가 100%를 넘는 곳은 메리츠종금증권 밖에 없다. 메리츠종금증권의 부동산PF 채무보증 한도는 자기자본 대비 192% 수준이다. 이번 PF 대책이 메리츠종금증권을 정조준했다는 이야기가 나오는 이유다.
이번 규제가 당장 적용되는 것은 아니다. 금융당국은 2021년 7월까지 단계적으로 규제를 적용할 계획이다. 2년 반 가량의 시간 동안 메리츠종금증권은 추가적인 PF 영업 확장을 자제하고 만기 물량을 회수하는 식으로 PF 물량을 줄여나가야 한다. 이 과정에서 수익성 저하는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메리츠종금증권의 PF 사업에 대한 시장의 우려가 과도하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주가 측면에서 보면 메리츠종금증권은 지난 6월 고점 5650원에서 30% 이상 하락했다. 메리츠종금증권은 매년 주당 200원 가량의 현금 배당을 실시해왔다. 낮아진 주가 때문에 메리츠종금증권의 배당수익률은 5.2% 수준까지 높아졌다. 현재 은행의 1년 만기 정기예금 금리가 1% 후반대임을 감안하면 상당히 높은 수익률이다.
또 속도조절론도 나오고 있다. 금융당국이 마련한 새 PF 규제안을 적용하면 메리츠종금증권의 신 영업용순자본비율(NCR)은 0%를 밑돌게 된다. 개정시기인 내년 2분기까지 부동산 PF 정리가 힘들다는 점을 감안하면 소급적용을 배제하고 신규 딜(deal)에만 규제를 적용하는 등 수위 조절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
기업의 신용도 측면에서도 긍정적인 효과가 기대된다.
김영훈 한국신용평가 선임 애널리스트는 "일부 증권사는 부동산PF에 대한 익스포져 집중도가 과도했고, 업권 전체로도 부동산 PF 익스포져
이어 "자본적정성 지표의 경우 규정 변경으로 인한 일시적 하락은 불가피하나, 위험노출 감소로 인하여 실질적인 자본완충력은 개선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디지털뉴스국 고득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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