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이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의 방한이 임박하면서 화장품주 등 사드피해주가 연일 들썩이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사드(THAAD) 피해주(株)라고 하더라도 업종마다 한한령 해제의 수혜여부가 달라질 것이라며 신중한 투자를 당부하고 있다.
2일 증권가에 따르면 왕이 부장은 오는 4일 방한해 강경화 장관을 만나고 5일에는 문재인 대통령을 예방할 예정이다. 왕이 부장의 방한은 지난 2017년 사드 사태 이후 처음이다. 특히 왕 부장의 이번 방한에서 문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간의 정상회담 일정에 대한 논의도 진행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면서 한중 관계 정상화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왕이 부장의 방한을 계기로 증시에서도 사드 사태로 큰 피해를 입었던 업종과 종목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대표적인 사드 피해주로는 면세점·화장품업종이 꼽힌다. 하지만 증권가에서는 한한령 해제가 대중국 핵심 소비재이자 인바운드 대표 채널인 면세점·화장품에 미칠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현재 우리나라 면세점 시장의 핵심 수요가 개별적인 관광객에서 '따이공'(보따리상)으로 완전히 변화했기 때문이다.
나은채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한국 면세시장의 주요 변수는 관광객이 아니라 프리미엄 화장품 소비 성장"이라며 "단체 관광객이 증가한다면 긍정적이긴 하지만 현재 산업을 움직이는 손은 글로벌 브랜드 제품 확보 역량에 강점이 있는 면세점과 중국의 파워 유통이다. 리셀러 수요가 큰 면세·화장품에 실질적인 영향은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반면 실제 관광객 수요가 컸던 일부 오프라인 화장품 유통에는 긍정적일 것이란 예상이 나온다. 다만 기존 브랜드에 대한 충성도 회복 여부가 관건이 될 전망이다. 이에 따라 중국 내에서도 브랜드 인지도가 높은 아모레퍼시픽 등 일부 브랜드에는 긍정적인 영향이 예상된다.
음식료와 미디어도 수혜가 기대되는 업종이다. 음식료업종의 경우 중국사업을 이미 거의 철수한 롯데제과, 롯데칠성에는 거의 영향이 없겠지만 오리온, 농심, 삼양식품 같은 기업들은 중국 사업의 실적 개선이 가능할 것으로 증권가는 기대하고 있다.
콘텐츠 제작사들도 한한령이 해제되면 중국에서 높은 인기를 끌고 있는 한국 콘텐츠가 정식으로 수출될 수 있어 수혜를 볼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중국의 외국 콘텐츠 종합규제(한외령) 탓에 한한령 해제시 중소형 제작사보다 스튜디오드래곤, 제이콘텐트리와 같은 대형 제작사에 수혜가 집중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반면 항공과 게임업종은 한한령 해제에도 큰 폭의 실적 개선을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항공업종은 근본적으로 공급과잉에 직면해 있고 저비용항공사들의 중국 매출비중이 10%를 넘지 않고 있다. 한한령이 풀리더라도 단기적으로 실적 개선 가능성은 제한적일 수 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게임업종도 마찬가지다. 현재 중국에 판호를 신청하고 대기중인 기업들은 넷마블, 펄어비스 등이 있고 위메이드와 웹젠은 중국에서 IP(지적재산권) 비즈니스를 진행하고 있다. 중국의 게임산업 발전과 경쟁환경을 감안하면 중국 시장 진출이 곧 성공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고 강조한다.
정호윤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중국 게임사들의 개발력이 평균적으로 국내 게임사들에게 더 이상 뒤쳐지지
[디지털뉴스국 고득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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