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무역협상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고조되면서 20일 만에 코스피가 2100선 아래로 떨어졌다. 해외 주요 증시가 일제히 하락하는 가운데 글로벌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강화되며 단기적으로 채권 강세가 재현될 수 있다는 진단이 나온다.
21일 유가증권시장은 11거래일 동안 이어진 외국인들의 강력한 매도세로 인해 11월 1일 2100.20을 기록하며 2100선에 도달한 지 20일 만에 상승분을 반납하고 2096.60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외국인은 홀로 5708억원어치를 순매도하며 개인(2533억원)과 기관(2643억원) 매수세를 무력하게 했다. 가장 최근에 코스피가 2100선 아래에 머무른 건 2083.48로 장을 마감한 10월 31일이었다.
반대로 지난 8월 연중 저점에서 반등 추세에 있던 채권 금리는 대외 불확실성이 높아지면서 최근 일주일 새 가파르게 하락했다. 8월 1일 이후 이달 12일까지 국고채 최종 호가 수익률은 3년물 1.564%, 10년물 1.842%로 최고점을 기록했다. 지난 12일 단기 고점에서 21일 국고채 금리는 3년물 1.462%, 10년물 1.672%로 각각 10.2bp, 17bp 줄었다.
외신들이 전한 미·중 무역협상 관련 소식도 글로벌 증시에 불확실성을 더했다. 특히 로이터통신은 20일(현지시간) 백악관에 정통한 소식통을 인용해 1단계 무역 합의가 내년으로 넘어갈 수 있다고 보도하며 하락폭을 확대했다. 해외 증시도 미·중 무역협상 리스크 앞에서는 동반 약세를 피할 수 없었다. 이달 들어 연이어 최고가를 경신하던 다우산업지수는 지난 19일 장중 한때 고점 2만8090.21을 찍은 뒤 20일 2만7821.09로 0.4% 하락했다. S&P500지수와 나스닥지수 역시 전부 19일 장중 한때 고점을 찍은 뒤 20일 각각 0.38%, 0.51% 떨어졌다. 그간 국채금리는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에도 불구하고 정부의 내년 60조원에 달하는 대규모 국채 발행과 한국주택금융공사의 20조원 규모 안심전환대출로 인한 주택저당증권(MBS) 발행 증가로 단기 반등 추세에 있었다. 올해 국채 발행 한도인 33조8000억원 대비 2배에 달하는 규모였다.
이에 더해 미·중 무역협상 진전에 대한 기대감, 반도체 등 주요 산업별 업황 반등으로 내년도 경제성장 개선 등이 복합적으로 채권 금리 반등 흐름에 영향을 미쳤다고 평가받았다.
19일 미국 상원이 만장일치로 홍콩 인권 민주주의 법안을 통과시키면서 다시 안전자산 선호 현상에 불을 지폈다. 연내 미·중 무역협상 1단계 타결 불확실성이 높아졌고 시장은 향후 미·중 무역갈등이 경제에 그치지 않고 정치·인권 문
이미선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대부분 채권 시장에 선반영돼 있었던 내년 국채 발행 증가와 안심전환대출에 더해 홍콩 인권법과 미·중 협상 불확실성이 추가로 고려되면서 투자심리를 다시 안전자산 선호로 바꿔놨다"면서 "연말까지 자산부채종합관리 목적의 장기 투자 기관 매수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한다"고 전했다.
[안갑성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