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에이치솔루션은 지난달 (주)한화 보통주 49만311주를 취득해 지분율을 3.55%에서 4.2%로 끌어올렸다. 이 기간에 우선주 지분율은 3.7%에서 4.8%로 늘어났다. 앞서 에이치솔루션은 지난 8월에도 (주)한화 보통주 100만9689주를 취득했다. 에이치솔루션 전신인 한화S&C 시절까지 포함해서 10여 년 만의 (주)한화 지분 확대다.
회사 측은 저평가 자산 매입이란 입장이다. (주)한화 주식은 2017년 8월 5만원대였지만, 최근 2만원대 초중반까지 떨어졌다. 15일 종가는 2만5000원이다. 하지만 금융투자 업계에선 김 회장 후계 구도와 연관 짓는 분위기도 있다. 지주회사 격인 (주)한화에 대한 김 회장 세 아들의 지배력을 높이는 차원이란 얘기다. 세 아들 입장에선 경영권 승계 차원에서 (주)한화 지분 확대가 필수적이다. (주)한화 최대주주는 김 회장(22.65%)이며, 그의 세 아들이 7.78%를 보유했다. 에이치솔루션까지 포함하면 이들 삼 형제의 (주)한화 지분은 11.98%에 달한다.
에이치솔루션은 김 회장의 장남인 김동관 한화큐셀 전무가 50%, 차남 김동원 한화생명 상무와 삼남 김동선 전 한화건설 팀장이 각각 25% 지분을 보유한 회사다.
이 회사는 한화에너지 지분 100%를 보유했으며, 한화에너지는 한화종합화학(39.16%), 한화종합화학은 한화토탈(50%)을 지배하는 구조다. 아울러 에이치솔루션은 한화시스템 3대 주주이기도 하다. 에이치솔루션이 지배하는 회사는 모두 비상장사라는 공통점이 있다.
에이치솔루션이 영향력을 가진 회사 중 기업공개(IPO) 1호는 다음달 상장 예정인 한화시스템이다. 최대주주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52.9%)이며, 스틱인베스트먼트가 출자한 헬리오스에스앤씨펀드와 에이치솔루션이 각각 32.6%, 14.5%를 갖고 있다. 수요예측은 오는 21~30일 진행되며, 코스피 상장은 11월이다.
금융투자 업계 관계자는 "한화시스템이 성공적으로 상장하면, 에이치솔루션 가치도 덩달아 뛰어오른다"며 "김동관 전무 등은 향후 에이치솔루션이 보유한 한화시스템 지분을 매각해 (주)한화 주식 매입 재원으로 활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에이치솔루션의 손자회사인 한화종합화학도 상장을 계획하고 있다. 현재 자문사 선정과 상장 일정 추진 등을 검토하고 있다. 2015년 삼성과 한화 빅딜 당시 한화는 삼성과 2021년까지 한화종합화학에 대한 IPO를 약속했다. 당시 한화그룹은 삼성으로부터 종합화학·탈레스·테크윈·토탈을 인수했다.
한화시스템에 이어 한화종합화학 IPO까지 마무리되면 에이치솔루션의 가치는 뛰어오르게 된다. 김 회장 세 아들 입장에선 (주)한화 지분 추가 매입이나 (주)한화와 에이치솔루션 지분 교환(스왑) 등 다양한 시나리오를 고려해볼 수 있다.
김동양 NH투자증권 연구위원은 "에이치솔루션 가치 상승은 한화 오너 입장에선 '득'"이라고 전했다.
한화는 시스템통합(SI) 업체인 한화S&C가 '일감 몰아주기' 논란에 휩싸이자 2017년 이 회사를 존속법인 에이치솔루션과 사업회사인 한화S&C로 물적 분할했다. 에이치솔루션은 한화에너지와 한화시스템 지분을 보유한 투자회사로 거듭났다. 한화S&C는 지난해 8월 한화시스템(옛 한화탈레스)에 흡수합병됐다.
2018년 별도
[정승환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