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에 앞서 마니커 최대주주인 이지바이오도 지난달 이 자회사 지분 6.19%를 매도했다. 1·2대 주주가 잇달아 지분을 팔아치우면서 마니커 주가는 2주 만에 36% 급락했다. 8일 CJ제일제당은 공시를 통해 9월 27일부터 10월 7일까지 6차례에 걸쳐 1633만6056주를 장내 매도했다고 밝혔다. 평균 처분 단가는 주당 1212.57원으로 매각대금은 총 198억861만원이다. 이번에 매도한 마니커 주식은 CJ제일제당이 지난해 6월 생물자원과 사료사업 협력을 위해 140억원에 취득한 것이다. 마니커는 제3자 배정방식 유상증자로 신주를 발행해 매각했다. 지난 7월 보호예수가 해제되자 CJ제일제당이 1년4개월 만에 시세차익 60억원을 남기고 지분 전량을 팔아치운 것이다.
CJ제일제당은 이번 매각에 대해 "비핵심 자산 매각을 통한 재무구조 개선 목적"이라고 밝혔다. 실제 CJ제일제당은 지난해 11월 미국 슈완스컴퍼니를 약 2조원에 인수한 데다 실적 부진이 겹치면서 재무구조가 악화되고 있다. 총부채가 2015년 8조3660억원에서 올해 6월 16조2995억원까지 늘어났다. 같은 기간 부채비율도 155.35%에서 185.45%까지 올라왔다. 올해 상반기 연결기준 영업이익은 354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0.3% 줄었다.
CJ제일제당은 특히 마니커가 아프리카돼지열병 발병 이후 수혜주로 부각되며 급등하자 매도에 나섰다. 주가 급등을 이용해 이익을 확보하는 호기를 잡은 것이다. 마니커 주가는 지난 7~8월 700~800원대에서 거래되다가 지난달 16일 ASF 발병 이후인 9월 26일 1400원대까지 수직 상승했다. CJ제일제당은 9월 27일 매각을 시작했다. 이후 마니커 주가는 급락세로 돌아서 8일 980원까지 내려왔다. 이지바이오도 주가가 고점을 찍었을 때인 9월 24~25일 지분 6.19%를 처분했다. 이로써 이지바이오의 마니커 지분율은 32.8%에서 약 26.6%로 떨어졌다.
하지만 증권업계에서는 재무구조 개선 목적을 감안하더라도 CJ제일제당 행보가 이례적이라고 지적한다. CJ제일제당 정도 대기업이 중소기업에 투자한 지분을 1년여 만에 처분하는 게 흔치 않기 때문이다. 한 기업이 보유한 투자회사 지분은 '공정가치금융자산'으로 대차대조표상 자산으로 반영된다. CJ제일제당이 보유한 마니커 지분 또한 자산에 포함된다. 이를 현금화하더라도 자산의 변화는 별로 없다. 매각으로 확보한 198억원으로 부채를 갚더라도 총부채의 불과 0.1%를 줄일 뿐이다. 자산운용업계 관계자는 "ASF 테마주로 마니커 주가가 급등하자 CJ제일제당이 시세차익을 노리고 주식을 처분한 것 같다"고 말했다.
처분 방법을 두고서도 비판이 일고 있다. 주가에 대한 악영향을 최소화할 수 있는 블록딜
[김기정 기자 / 박의명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