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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 제공: 우리은행] |
#김미영(가명·71) 할머니는 스마트폰을 이용한지 3년 만에 처음으로 모바일 뱅킹 어플리케이션(앱)으로 서울에 사는 손자에게 용돈을 붙였다. 일 때문에 바쁜 자녀가 고향에 내려오기 어렵다고 하자 아쉬운 마음에 손자 용돈이라도 챙겨준 것이다. 이를 위해 김 할머니는 은행을 방문해 모바일 뱅킹 방법을 묻고 사용했다. 김 할머니는 "처음에는 어려웠는데 은행 직원이 친절히 알려주기도 했고 몇 번 써보니 쉽더라"며 "특히 손자가 좋아한다"고 말했다.
금융산업의 디지털화가 빠르게 전개되면서 시니어, 즉 노년층의 금융소외 현상이 심각해지고 있는 가운데 금융권이 시니어 고객 챙기기에 나서고 있다.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은행은 시니어를 위한 모바일 뱅킹 사용설명서를 동영상으로 제작했다. 유튜브 등을 통해 시청할 수 있는 이 영상은 신한은행의 모바일 뱅킹 어플리케이션 '쏠(SOL)'의 설치, 송금방법, 화면설정 방법을 설명한다. 총 3편의 모바일 뱅킹 사용설명서는 1~2분의 짧은 영상에 시니어 고객이 보기 편하게 큰 글씨를 활용했다. 3편 전부 느린 화면 구성과 차분한 톤으로 시니어 고객이 알기 쉽게 설명하는 것이 특징으로 조회수가 10만건에 육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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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한 쏠.[사진 제공: 신한은행] |
우리은행은 '소리(SORi)'를 통해 음성명령만으로 금융거래를 할 수 있게 서비스 중이다. 소리는 송금·이체, 환전, 계좌조회, 공과금 납부 거래 등을 음성명령만으로 이용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복잡한 버튼 없이 목소리만으로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어 시니어 고객이 이용하기 편리하다. 우리은행은 시니어 고객 특화 플랫폼 '시니어 플러스'를 올해 3월부터 선보이면서 시니어 고객의 건강, 재테크, 생활, 여행정보 등 금융서비스 외에 다양한 정보로 이들의 접속을 유도 중이다.
KB국민은행은 시니어 고객을 위한 '골든라이프뱅킹’을 운영 중이다. 모바일을 활용한 디지털 금융 서비스가 어색한 시니어를 위해 간결한 화면 구성은 물론 글씨체 확대 등 맞춤형 모바일 환경을 만들었다. 또한 시니어를 위한 건강, 여행, 공연 등의 정보를 제공하는 '시니어 광장' 서비스를 통해 접속을 유도하는 등 모바일 뱅킹 화면을 익숙하게 느끼는데 도움을 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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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웰컴디지털뱅크.[사진 제공: 웰컴저축은행] |
지난해 저축은행 업계 최초의 모바일 뱅킹 어플리케이션 웰컴디지털뱅크(웰뱅)를 출범한 웰컴저축은행은 올해 4월부터 고령금융서비스 보호 지침을 제정하고 이를 기본으로 시니어 고객이 디지털 금융서비스에 소외되지 않도록 노력 중이다. 특히 지문이나 패턴을 통한 로그인으로 시니어 고객도 쉽게 웰뱅을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 복잡한 공인인증서 없이 비밀번호만으로 송금·이체 등의 기본 금융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것도 특징이다. 온라인에서 뿐만 아니라 오프라인 영업점에서는 시니어 고객을 위해 큰글씨 약관을 전국 지점에 게시했다. 김한나 웰컴저축은행 금융소비자보호 팀장은 "다른 연령대에 비해 금융경험은 높지만 디지털 뱅킹을 어색해하는 시니어 고객을 위해 다양한 서비스를 도입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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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B톡톡 플러스.[사진 제공: 저축은행중앙회] |
저축은행중앙회에서 66개 저축은행 회원사가 제공하는 금융서비스를 하나의 모바일 어플리케이션에 담은 'SB톡톡 플러스'도 시니어들의 접근성을 높이고 있다. 영업점을 방문하지 않아도 SB톡톡 플러스로 저축은행 예적금 상품을 포함한 금융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어 영업점이 부족한 저축은행의 단점을 단숨에 상쇄했다. 지문, 패턴 로그인 등 간편 접속서비스를 포함해 쉽게 이해할 수 있는 화면으로 구성해 모바일 뱅킹이 어색한 시니어들이 사용하는데 불편을 최소화했다. 여전히 모바일
뱅킹 사용이 어려운 시니어 고객을 위해 저축은행 직원이 직접 찾아가는 서비스도 제공한다. 저축은행 관계자는 "자산 활용 능력이 높은 시니어 고객이 시중 금융권에 비해 높은 금리를 제공하는 저축은행을 활용할 수 있어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디지털뉴스국 전종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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