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경제신문이 11일 주요 증권사 리서치센터 센터장을 대상으로 추석연휴 이후 한국 증시 전망을 조사한 결과, 방향성을 결정하는 가장 중요한 요인으로 주요 국가들의 통화정책이 지목됐다. 유럽중앙은행(ECB)은 추석연휴 중인 12일(현지시간) 통화정책회의를 열고 기준금리 인하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추석연휴 직후인 17일과 18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열고 기준금리를 결정한다.
시장에서는 유럽과 미국 중앙은행의 금리 인하를 기정사실화하고 있다. ECB는 기준금리는 0%로 그대로 유지하면서 정책금리 중 하나인 예금금리만 기존 -0.4%에서 10bp(1bp=0.01%포인트) 인하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FOMC에서는 기준금리 25bp 인하가 유력시되지만 일각에서는 최근 연준 위원들의 비둘기파적 색채가 강해진 점을 들어 50bp 인하를 점치기도 한다.
변준호 유진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이달 예정된 ECB 통화정책회의와 FOMC에서는 경기 부양을 위한 결정이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며 "마리오 드라기 ECB 총재 임기가 얼마 남지 않았지만 후임인 크리스틴 라가르드 국제통화기금(IMF) 총재도 완화를 지지하고 있어 부양 기조는 지속적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조용준 하나금융투자 리서치센터장은 "경기가 안 좋은 상황이라 증시는 부양책 소식에 긍정적으로 반응하고 있다"며 "유동성 공급을 촉진할 수 있는 통화·재정정책이 실시되면 유동성 공급 기대감이 지수 상승으로 나타날 것"이라고 설명했다. 오현석 삼성증권 리서치센터장 역시 "통화정책에 대한 기대감이 글로벌 증시 반등을 이끌고 있다. 추석 이후에도 긍정적인 움직임이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미국과 중국이 다음달 고위급 무역협상을 앞두고 있는 점도 증시에 긍정적이다. 연말까지 부과가 예정됐던 추가 관세가 협상을 통해 연기되거나 취소될 여지가 높아졌기 때문이다.
'대북 강경파' 존 볼턴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10일 전격 경질된 것은 우리 증시에 긍정적이라는 관측도 나왔다. 이경수 메리츠종금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볼턴 보좌관 후임으로는 대북 정책에 한층 유화적인 인물이 들어올 것"이라며 "이는 대북 리스크가 감소한다는 측면에서 긍정적인 이벤트"라고 평가했다. 이 센터장은 지난 7월부터 이어져 온 한일 무역갈등과 관련해서는 "최근 추가 악재가 불거지지 않은 상황"이라며 "우리 경제가 일본 제재로 얼마나 실제 타격을 받았는지는 11월 발표되는 수출지표를 통해 구체화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대외 환경에 얼어붙었던 투자심리와 수급여건은 개선될 수 있지만 관건은 기업 실적이다. 실적 회복이 뚜렷해야 증시 상승세가 지속될 수 있다. 김학균 신영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다음달 초부터 삼성전자를 시작으로 상장사들의 3분기 실적이 발표되는데, 썩 좋은 실적을 기대하기는 사실 어렵다"며 "3분기가 저점이라는 단서를 얻을 수 있을지가 관건"이라고 설명했다.
유망한 투자 섹터로는 반도체와 자동차 등 대형 수출주가 꼽혔다. 달러 대비 원화 가치가 하락하며 수혜가 예상되기 때문이다. 메모리 반도체 재고가 하락하고 있어 2분기를 저점으
[정희영 기자 / 홍혜진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