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고위급 무역협상을 10월 초 미국 워싱턴DC에서 재개하기로 합의됐다는 소식도 나온다. 미·중 양국이 관세를 두고 난타전을 벌인 뒤 불과 일주일여 만에 상황이 급반전된 것이다. 심리적 안도감에 근거한 글로벌 위험자산의 기술적 반등 시도는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이번 미·중 무역협상 키는 중국이 쥐고 있다. 이번 무역협상 성사도 중국의 입장 변화로 가능했다고 본다. 사실 5월 초 미·중 무역협상 결렬 주역은 중국이었다. 무역협상 과정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압박이 있었지만 중국 스탠스 변화가 협상 결렬로 이어진 것이다.
8월 말 중국의 대미 보복관세를 시작으로 미국과 중국 간 난타전이 벌어졌다. 중국은 미국 주력 수출품인 원유대두 자동차에 관세를 부과한다고 발표했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은 트윗을 통해 총 5500억달러 규모 중국산 제품에 대한 관세를 5%포인트씩 인상할 것이라고 밝혔다.
무역협상 재개도 중국의 입장 변화가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 중국은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이 협상 재개를 원한다"고 밝혔음에도 이를 부인해 왔다. 그러나 공식 성명을 통해 미국과 논의할 이슈들을 언급하며 무역협상 재개에 급물살을 탔다.
5월 이후 중국이 대미 강경 스탠스를 유지하는 점을 감안할 때 미·중 무역협상에 대한 기대는 자제할 필요가 있다. 10월 1일 국경절(신중국 창립 70주년)이 예정돼 있기 때문이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국경절을 전후로 다양한 행사와 회의 자리에서 전 세계에 강한 중국을 알리려 할 것이다.
그동안 미·중 무역협상은 미국의 압박과 요구를 중국이 수용하는 식으로 진행돼 왔다. 하지만 현재 중국은 언제든 미국에 보복을 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주고 있다. 그렇다고 트럼프 대통령의 양보를 기대하기에는 미국 경제 상황이 아직 양호하다. 협상 타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필요해
무역협상에서 관세 철회나 관세율 인하 등 가시적인 성과가 없다면 글로벌 경기에 대한 불안심리는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 경기침체에 대한 공포도 마찬가지다. 최소한 무역분쟁 불씨가 살아 있는 12월까지는 금이나 채권, 달러와 같은 안전자산 비중 확대가 필요하다.
[이경민 대신증권 투자전략팀장][ⓒ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