톰 핑크 베어링자산운용 회장은 지난 18일 매일경제와 인터뷰하면서 올해 하반기에도 회사채 시장이 강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베어링자산운용은 미국과 아시아 전역에 걸쳐 자산 3250억달러(약 380조원)를 운용하는 글로벌 자산운용사다. 국내에서는 배당주 펀드로 잘 알려져 있지만 미국 등지에서는 주식 외에 채권형 펀드의 강자로도 유명하다.
그는 "신용등급 하락에 대한 우려가 해소된 선진국 회사채는 베어링자산운용 펀드에서도 올 상반기 자금 유입이 가장 많았던 자산이었다"며 "국채와의 스프레드가 줄어들면서 이미 가격이 많이 뛰었지만 기업 펀더멘털이 튼튼한 것을 감안하면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기준금리 인하가 예상되는 이때 채권은 더 가치가 뛸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전체 회사채가 모두 활황을 띠기보다 특정 업종이나 기업의 회사채는 리스크가 돌출될 수 있는 상황이 올 것이라고 내다봤다. 핑크 회장은 "4차 혁명으로 기존 산업들은 혁신을 앞세운 신산업들로 경쟁력을 잃을 수 있기 때문에 회사채에 대해서는 인덱스보다 액티브펀드로 운용하는 게 낫다"고 조언했다.
단순 신용등급만 보고 종목을 구성하는 회사채 ETF보다는 펀드매니저가 리서치를 통해 기업의 잠재적 위험과 경쟁력까지 평가해 운용하는 액티브펀드가 낫다는 얘기다.
투자등급 회사채뿐만 아니라 하이일드 채권에 대해서도 높은 쿠폰 이자나 가격 상승을 좇는 '일드헌팅(yield hunting)'이 계속될 것이라고 봤다. 신용 BBB등급 이하 하이일드 채권은 경기나 금리 향방에 따라 부침은 있을 수 있으나 장기적으로는 시중금리를 훨씬 뛰어넘는 성과를 내는 자산이기 때문이다.
핑크 회장은 "하이일드가 위험자산이라는 편견과 반대로 운용사들은 30년간 선진국, 특히 미국 하이일드 채권들에 투자하면서 안정적인 운용 능력을 입증해왔다"며 "대부분의 투자자들은 하이일드를 고위험 자산이 아닌 핵심 자산으로 여기고 포트폴리오에 담고 있다"고 말했다.
저금리 상황에서 조금이라도 높은 이자를 추구하는 현상이 계속되면서 듀레이션(채권 가중 평균 만기)이 긴 초장기채나 신흥국 채권 역시 계속 수요가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보험사들이 부채 듀레이션과 자산 듀레이션을 일치시켜야 하기 때문에 30년 이상의 초장기채 수요는 늘어날 것이고 신흥국 채권도 로컬 통화 강세 효과를 누릴 수 있기 때문이다.
최근 해외직구가 늘면서 한국 투자자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 미국 증시에 대해서도 올해까지는 상승세가 이어질 수 있다고 봤다. S&P500지수가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는 와중에도 지난해에 비해 기업 실적 상승세는 둔화되고 장단기 금리차 역전이 계속되며 시장에 우려감이 나타나고 있지만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의 기준금리 인하 효과가 이를 상쇄할 것으로 기대한 것이다.
그는 "기업 실적 전망치가 낮아진다고 하더라도 올해 말까지 성장세는 계속될 것"이라며 "10년간 우상향하는 미국 증시를 목격한 투자자들은 미국 주식이 저금리 상황에서 가장 안정적으로 이익을 볼 수 있는 유일한 대안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고 대답했다.
다른 선진국 증시와 달리 미국 증시가 견조한 상승을 이어갈 수 있는 이유는 기업들의 혁신에 있다고 분석했다. 아마존같이 성장성이 담보된 기업들이 있기 때문에 전 세계 투자금이 미국으로 몰려 밸류에이션 상승이 계속된다는 해석이다.
다만 지난해부터 계속된 미·중 무역분쟁과 같은 보호무역주의나 최근 일본과 한국 간 무역분쟁 등은 쉽게 해소되지 않고 증시 변동성을 키우는 요인이라고 봤다. 핑크 회장은 "최근 여러 나라에서 동시다발적으로
[김제림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