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韓銀, 전격 금리인하 ◆
시중은행 관계자는 "이번 기준금리 인하는 시장의 예상을 깬 전격적 조치라 은행들의 준비 시간이 부족하다"며 "과거보다 금리 조정에 시간이 더 걸릴 것"이라고 설명했다. 업계에서는 이르면 다음주, 늦어도 이달 중에는 수신금리 인하가 이뤄질 것으로 보고 있다.
기준금리가 0.25%포인트 내렸다고 해서 수신금리도 동일하게 내리는 것은 아니다. 은행들이 시장 상황과 예대율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결정하기 때문이다. 상품별로 인하 시기와 인하 폭은 다양할 것으로 보인다. 대출 금리의 인하 시기는 수신금리보다 늦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대출 금리는 크게 변동금리와 고정금리로 나뉜다. 현재 주택담보대출의 경우 변동금리 대출 비중이 63%에 달한다. 이번 기준금리 인하의 수혜를 받는 것은 이러한 변동금리 대출이다.
변동금리 대출에도 기준이 되는 금리가 있다. 가장 많이 사용하는 것이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다. 코픽스는 국내 8개 은행이 조달한 자금의 가중평균금리로 정기예금과 정기적금, 상호부금, 주택부금, 양도성예금증서 등이 금리 결정에 사용된다. 이번 한은의 기준금리 인하로 수신금리가 내려갈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여기에 맞춰 코픽스 또한 내려갈 것으로 예상된다.
코픽스는 매월 15일에 발표된다. 지난 15일 기존의 코픽스 대상 상품에 기타 예수금, 기타 차입금, 결제성 자금 등을 추가로 포함해 계산한 새 잔액 기준 코픽스는 1.68%로 산출됐다. 다음달 코픽스 공시 때에 이번 기준금리 인하가 반영된 코픽스가 산출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일부에서는 대출 금리에 큰 변동이 없을 수도 있다는 시각이 있다. 이미 시장에서 금리 인하를 예상해 각종 금리를 꾸준히 낮춰 왔기 때문에 이러한 부분이 대출 금리에 이미 반영됐다는 설명이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6월 신규 취급액 기준 코픽스가 1.78%로 전월보다 0.07%포인트나 하락했다"며 "대출 금리는 선반영된 측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기준금리 인하에 따라 기존 주택담보대출 상품의 전환을 고민할 필요도 있다. 하지만 조급하게 대출을 갈아타기보다는 중도상환수수료와 대환 시 대출비용 등을 꼼꼼하게 따진 뒤에 결정하는 것이 좋다. 최근 주택을 구입한 신규 대출자의 경우 혼합형 대출 금리가 안심전환대출 수준으로 낮아졌기 때문에 관심을 둘 만한 부분이다.
기준금리 인하로 수신금리가 내리면서 예금 이자 등으로 노후를 보내고 있는 은퇴 세대에는 경고등이 들어왔다. 올해 한국은행이 추가로 금리를 내린다면 과거보다 0.5%포인트 낮은 이자 수입을 받아들여야 하는 상황이 된
최미애 우리은행 WM추진부 부장은 "금리 인하 시기에는 채권형 상품에 투자하는 것이 상대적으로 유리하다"며 "최근 판매되는 글로벌인컴형 해외채권펀드는 연 4% 안팎의 수익률을 꾸준히 올리고 있고 금리 인하에 따른 추가 수익도 예상되기 때문에 고려할 만한 상품"이라고 설명했다.
[이승훈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