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과 기관의 동반 매도에 코스피가 2100선 밑으로 밀렸다. 코스피가 종가 기준으로 2100선이 붕괴된 것은 지난달 18일 이후 11거래일 만이다. 미국과 중국의 협상 재개와 금리 인하 기대에도 불구하고 게걸음을 걷던 코스피는 미국의 추가 관세 발표, 한국을 상대로 한 일본의 일부 품목 수출 제한에 따른 반도체 업계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면서 5월 29일 이후 가장 큰 폭으로 하락했다.
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는 전일 대비 26포인트(1.23%) 내린 2096.02로 마감했다.
외국인이 1098억원을 내던지며 증시 하락을 주도했다. 기관도 435억원을 매도했지만 개인은 1561억원어치 주식을 매입하며 이날 하락을 저가 매수 기회로 삼는 모습이었다. 미국이 2일(현지시간) 40억달러 상당의 유럽연합(EU)산 수입품과 베트남을 거쳐 미국으로 들어오는 한국•대만 철강 제품에 관세를 부과할 방침을 밝히면서 아시아 증시가 직격탄을 입었다. 미국발 무역분쟁에 대한 불확실성이 재차 부상하면서 국내 증시뿐만 아니라 중국 상하이종합지수가 0.94%, 대만 자취엔지수가 1.12%, 일본 닛케이지수가 0.53% 하락하는 등 아시아 증시가 일제히 조정을 받았다. 앞서 전날 유럽 증시도 미국의 추가 관세 발표 영향으로 상승폭이 제한됐다.
서상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미국이 EU 한국 대만 등 주요국을 대상으로 관세 부과를 선언하면서 미국 증시에서 경기방어주, 엔화 선물, 국채 선물 등 안전자산이 강세를 보였다"며 "한국이 관세 부과 대상국으로 지목되면서 이날 한국 증시 매도세가 유독 두드러졌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특히 무디스 보고서 여파로 일본의 수출 규제 관련 종목 낙폭이 확대되는 경향을 보였다"고 덧붙였다.
여기에 경제지표 둔화와 기업 실적 전망치 하향 조정까지 더해지면서 투자심리가 악화됐다는 분석이다. 정부가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지난해 말 내놓은 전망치보다 0.2%포인트씩 내린 2.4~2.5%로 하향 조정했다는 소식이 오전 중에 전해지며 코스피 낙폭을 키웠다.
지난 5거래일간 코스피에서 순매수를 이어오던 외국인은 이날 1000억원대 순매도를 보였다. 증시 전문가들은 최근 곳곳에서 나타나는 경기 둔화 신호가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이후 미약하게 이어져오던 기대감을 상쇄한 결과라고 분석했다.
서정훈 삼성증권 연구원은 "전일 영국 중앙은행이 금리 인하 가능성을 시사하면서 달러 강세가 나타났고 이에 따른 반작용으로 외국인 매도가 신흥시장에 집중된 것"이라며 "G20 이후 달러가치가 하향하는 과정에서 한국 주식 등 비달러 자산의 가치가 올라갈 것이라는 게 이전의 컨센서스였지만, 경기지표나 글로벌 이벤트들이 불확실성을 키우면서 달러 강세, 위험자산 약세가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글로벌 주요 산유국 모임인 OPEC+에서 감산 연장에 합의했음에도 불구하고 국제 유가가 2일 4.8% 급락한 것도 경기 불안 우려가 높아졌음을 시사한다는 설명이다.
다만 전날 미국이 연방준비제도 새 이사로 금리 인하 완화를 강조해온 인물을 지명하
[홍혜진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