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보험시장 공룡된 GA (上) ◆
핀테크 업체가 잇달아 보험 판매에 뛰어들면서 대형사 중심의 독립법인대리점(GA) 시장 판도가 바뀔지 주목된다.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앱) 하나로 상품 비교부터 가입까지 가능한 서비스가 등장하자 기존 보험업계도 긴장하고 있다.
2일 금융권에 따르면 카카오페이는 올 하반기 보험 판매를 시작한다. 소비자가 카카오페이 앱에서 보험상품을 비교·분석해 원하는 상품에 가입할 수 있다.
류영준 카카오페이 대표는 최근 기자간담회에서 "온라인 보험 판매를 위한 GA 설립이 필요해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레이니스트(뱅크샐러드)도 최근 GA를 설립해 보험 판매에 뛰어들었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의 건강검진 결과를 바탕으로 고객에게 맞춤형 상품을 추천해준다. 첫 상품은 필요할 때마다 손쉽게 가입할 수 있는 '스위치 해외여행자 보험'이다. 처음 가입 절차를 거쳤다면 재가입할 때는 공인인증 절차나 복잡한 과정 없이 간편하게 가입 가능하다.
'토스'를 운영하는 비바리퍼블리카는 지난해 말 이미 GA를 설립했다. 텔레마케팅(TM)과 인터넷·모바일 채널에서 상품을 판매한다. 고객이 토스 앱을 통해 상담을 신청하면 전화로 맞춤 설계를 진행해준다.
보험 틈새시장인 '미니보험'을 노리는 핀테크 업체도 있다. 미니보험은 필요한 보장만 골라 보험료를 월 1만원 이하로 낮춘 상품이다. 보험료가 저렴하고 비대면으로 가입할 수 있어 20·30대 고객에게 인기를 끌고 있다. 해외여행자 보험과 렌터카 보험 등 생활 속에서 필요할 때마다 가입하는 보험 역시 핀테크 업체 관심사다.
기존 보험사들은 이 같은 핀테크 업체 움직임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우선 앱을 통해 보험 상담부터 가입까지 가능해 편리하고, 토스와 카카오페이 모두 이미 1000만명이 넘는 고객을 확보하고 있어서다. 보험사가 20·30대 젊은 고객층을 기존 대면 영업으로 끌어들이기 어려운 상황에서 보험사 입지는 더욱 좁아질 가능성이 크다.
핀테크 업체의 낮은 판매수수료가 과도한 수수료로 문제가 됐던 기존 GA에 위협이 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핀테크 업체는 대부분 특정 상품을 권유하기보다 고객에게 맞는 상품을 추천해주는 서비스를 제공한다.
한 보험사 관계자는 "핀테크 업체는 비대면 영업이라 기존 GA보다 수수료를 낮출 여력이 있다"며 "그동안 GA가 수수료를 많이 주는 상품을 팔았다면 이제
물론 비대면으로는 충분한 설명이 필요한 장기보험 판매가 어렵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금융권 관계자는 "핀테크 업체가 주로 판매하는 상품은 금액이 적은 '미니보험'이어서 대형 GA처럼 성장하기는 아직 힘들다"고 밝혔다.
[이새하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