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증시에서 카페24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21.7% 급락한 7만1600원에 마감했다. 지난해 2월 8일 코스닥 상장 이후 최저가인 7만5500원을 밑도는 사상 최저 가격이다. 올해 2월 최고점인 14만300원에 비해서는 50%, 지난해 7월 최고점인 20만원대와 비교하면 3분의 1 수준으로 떨어졌다. 이날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182억원, 30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카페24는 쇼핑몰 구축부터 해외 마케팅까지 온라인 비즈니스를 위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이다. 국내 동종 업계에 경쟁자가 없는 온라인 쇼핑몰 서비스 기업이라는 점에서 성장성이 높을 것으로 기대를 모았다.
테슬라 요건은 적자 기업이라도 성장성이 있으면 기술력 평가 없이 상장을 허용하는 제도로 2016년 도입됐다. 이후 여러 업체가 테슬라 상장을 검토하고 있지만 카페24만 유일하게 이 요건으로 상장에 성공했다. 테슬라 요건은 외부 기관의 기술평가를 받아야 하는 일반 기술특례상장과 달리 상장주간사 추천만으로 성장성 입증이 가능해 상장 요건을 대폭 낮췄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날 카페24 주가가 폭락한 것은 성장성에 우려가 제기됐기 때문이다.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이 1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6% 감소해 컨세서스인 55억원을 하회하는 것을 넘어 어닝 쇼크에 가까운 실적이다.
증권사 주식운용팀 관계자는 "테슬라 상장은 성장에 대한 기대감 하나로 상장하는 종목이기 때문에 성장성이 확인되지 않으면 밸류에이션이 정당화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증권가에서는 "1분기 일회성 비용이 발생했다는 점을 감안해도 기대 이하의 부진한 실적"이라는 말이 나왔다.
전문가들은 주가 폭락이 조정장과 겹쳐 더욱 확대됐다고 분석했다. 상승장에서는 성장성을 높게 평가하고 투자하는 분위기가 조성되지만 약세장에서는 실적이 뒷받침돼야 하기 때문이다.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조정장이 지속되면 카페24와 같은 특례상장 업체는 성장성 이상의 것을 보여줘야 주가 하락을 방어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카페24 급락이 테슬라 상장 활성화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성장성을 보여주지 못하면 단번에 주가가 폭락할 수 있다는 것을 확인하는 사건이기 때문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테슬라 상장의 취지는 좋으나 실적 성장을 지속할 기업을 찾기도 쉽지 않고 상장에 성공하더라도 투자자들이 짊어질 리스크 역시 다른 종목에 비해 크다"고 말했다.
특히 풋백 옵션(환매청구권·3개월)은 테슬라 상장을 어렵게 만드는 조항으로 거론된다. 풋백 옵션이란 테슬라 기업의 주가가 상장 후 부진하면 상장주간사가 공모가의 90% 가격으로 일반 청약자 주식을 다시 사줘야 하는 조항이다. 이러한 조항은 증시 침체가 지속될 때 풋백 옵션 부담을 높여 테슬라 상장을 더욱 꺼리게 하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테슬라 요건은 주간사 추천만으로 상장 문턱이 낮아지는 장점이 있지만 주가가 하락하면 주간사가 이에 대한 책임을 모두 져야 하는 부담이 있어 상장이 활성화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해외 기업들의 국내 상장에도 걸림돌이 될 수 있다. 테슬라 상장은 적자를 기록하는 해외 기업이 국내 증시에 상장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기도 하기 때문이
[박의명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