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봇이 직접 돈 굴린다…`AI 펀드매니저` 시대

앞으로 로보어드바이저를 통한 펀드 재산 직접 운용이 허용된다. 이에 맞춰 운용사들도 본격적인 '로봇 펀드' 출시 준비에 나섰다.
금융위원회는 16일 오전 국무회의에서 이 같은 내용이 포함된 자본시장법 시행령 개정안이 통과됐다고 밝혔다. 개정안에 따르면 펀드의 투자목적 등에 부합해 운용되고, 침해사고 방지 체계가 갖춰지면 로보어드바이저 업체가 펀드·일임 재산을 위탁받아 로보어드바이저로 운용하는 것이 허용된다.
기존안에서 펀드 재산은 '자연인'인 투자운용 인력이 운용하는 것만 허용되고, 로보어드바이저에 의한 직접 운용은 제한됐다. 투자일임 재산은 투자자 성향 등에 부합하거나 침해사고 방지 체계 구비 요건 등을 갖춘 로보어드바이저에 의한 직접 운용만 허용됐다.
금융위 관계자는 개정안에서 '투자목적 등에 부합'이라고 변경된 것에 대해 "투자일임은 일대일 계약으로 투자자 성향을 파악했다면 펀드는 기본적으로 투자자 재산을 모아서 집합적으로 형성된다"며 "이를 바탕으로 펀드를 설정할 때 투자목적을 미리 공시해 투자하도록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로보어드바이저 요건 충족 여부는 코스콤에서 운영하는 '로보어드바이저 테스트베드'를 통과해야 한다.
이와 함께 이번 개정안을 통해 자본시장법에서 정한 유사투자자문 업자와 관련된 사항도 구체적으로 규정됐다.
지난해 개정된 자본시장법에 따르면 유사투자자문 업자가 폐지·명칭 변경 등을 보고하지 않거나 자료 제출 요구에 응하지 않으면 3000만원 이하 과태료를 부과한다. 시행령에서는 법인인 유사투자자문 업자는 1800만원, 법인이 아닌 유사투자자문 업자는 900만원을 과태료 기준 금액으로 구체화했다. 실제 과태료는 사안의 경중에 따라 변동될 수 있다.
그동안 펀드운용 자문 역할에만 머물렀던 로보어드바이저가 직접 운용할 수 있게 되면서 금융투자업계에서는 본격적인 '로봇 펀드' 출시를 예고하고 있다. 인공지능(AI)을 활용하더라도 투자자나 펀드매니저가 직접 투자 결정을 내려야 했던 것과 달리 로봇이 사람 도움 없이 펀드나 투자일임 재산을 직접 운용하는 구조다.
17일부터 로보어드바이저 업체 쿼터백자산운용과 디셈버앤컴퍼니는 비대면 일임자산 관리 플랫폼을 열고 투자일임 서비스를 제공하기로 했다.
자산운용업계 관계자는 "그동안 로보어드바이저는 펀드매니저가 로봇의 도움을 받아 매매 결정을 내리는 '반쪽짜리'였다면 이제는 로봇 혼자 판단해 주식과 펀드를 매매하는 길이 열린 것"이라며 "사람이 할 수 없는 방대한 데이터를 처리하고 의사 판단을 내리기 때문에 투자비용 절감은 물론 운용 효율성이 높아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평가했다.
매일경제와 파운트투자자문이 공동 개발한 MK파운트 또한 연내 투자일임 서비스로 플랫폼에 변화를 줄 예정이다.
[정석환 기자 / 유준호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