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에는 이머징마켓의 채권이나 주식처럼 헤지 비용이 너무 높아 수익률을 크게 저해하는 게 아니면 투자자 선호도를 고려해 환헤지로 나오는 경우가 많았으나 최근에는 원화 약세, 한미 간 금리 역전 때문에 언헤지 펀드가 오히려 수익률 측면에서도 유리한 것이다.
신한BNPPH2O글로벌본드펀드는 환헤지, 언헤지 두 가지 타입이 있는데 1개월 수익률이 환헤지는 1.23%이고, 언헤지는 3.28%다.
환헤지 펀드는 헤지 비용을 일부 내거나 반대로 헤지 프리미엄을 받고 주식이나 채권 가치에서 환변동 효과를 없앤다. 100% 헤지는 불가능하고, 보통 80~90% 헤지하는 것이 대부분이다. 반면 언헤지펀드는 해당 국가 통화가치 변화가 그대로 통화 가치에 영향을 미친다. 가령 미국 주식 가격이 10% 상승하고 달러가 원화에 비해 10% 하락했다고 하면 환헤지 펀드는 수익률이 10%지만 언헤지 펀드 수익률은 0%다. 일반적으로 안정적인 수익률을 추구하는 투자자는 환헤지 펀드를 선택한다. 그러나 최근에는 언헤지 펀드 수익률이 더 높게 나오면서 주목을 받고 있다. 첫 번째 장점은 환헤지 비용을 줄일 수 있다는 것이다. 2016년 한미 금리차가 역전되기 전까지는 달러화 자산에 100% 환헤지를 하는 사례가 많았다.
그러나 금리 역전 후에는 오히려 환헤지가 수익률을 하락시키는 요인이 되고 있다. 지난해에는 한국과 미국의 통화정책이 디커플링 양상을 보이며 금리 역전으로 인한 스왑레이트가 확대돼 환헤지 부담이 더 커졌다. 외환스왑 거래에서 이자율이 높은 국가가 환헤지 프리미엄을 받는데 이제는 일본·유럽을 제외하고는 한국이 환헤지 프리미엄을 받을 수 있는 나라들이 별로 남아 있지 않다.
해외 주식은 오히려 환노출로 변동성을 줄일 수 있는 경우도 있다.
김중원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해외 주식의 변동성이 환변동성보다 높기 때문에 언헤지 펀드는 환율 변동이 해외 주식의 변동성을 낮추는 효과가 있다"며 "해외 채권은 환변동으로 변동성이 더 확대되기 때문에 전략적인 환헤지 비중을 선택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신동준 KB증권 상무보는 "주식에 대해서 최적의 환노출 비율이 보통 100% 이상 나오기 때문에 최근 연기금들은 주식은 물론이고 해외 채권 일부까지 환노출을 하곤 한다"고 말했다.
이승우 에셋플러스자산운용 이사는 "신흥국은 경제성장에 따라 적어도 원화에 대해선 장기적으로 해당 국가 통화가 지금보다는 강세를 보일 것이라고 생각해 환노출이 유리하다"고 말했다.
환노출 펀드가 수익률 측면에서는 유리하지만 투자할 때 유의할 점이 있다. 서정두 한국투자신탁운용 글로벌 운용총괄 전무는 "로컬 통화의 강세에 베팅하기 위한 환노출 펀드 투자는 주식과 외환 두 가지에 동시에 투자하는 경우라 리스크가 더욱 커진다"며 "투자 목적이나 기간에 따라 환헤지를 할지, 언헤지를 할지를 달
한국보다 이자율이 낮은 국가의 주식과 채권에 투자할 때는 환헤지펀드가 유리하다. 서 전무는 "인컴펀드 등 다달이 규칙적인 이자소득을 얻으려면 환헤지를 해야 하고, 장기적인 자본이득을 얻으려면 통화가치 변동이 비교적 작은 국가 위주로 언헤지 펀드로 가는 게 낫다"고 말했다.
[김제림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