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난 5일 정장 차림만 고집하던 글로벌 투자은행 골드만삭스가 직원에게 캐쥬얼 복장을 허용했다. 골드만삭스의 근무 복장 변신은 밀레니얼 세대의 요구에 부응하기 위한 전략 중 하나라고 업계는 평가한다. 젊고 우수한 인재를 놓고 실리콘밸리, 헤지펀드 등과 경쟁해야 하는 상황에서 유연한 복장과 근무 환경은 필수 선택이 됐다는 것이다. 실제 골드만삭스 직원 중 75% 이상은 밀레니얼 세대로 구성됐다. 골드만삭스 외에도 미국 최대 은행 JP모건 역시 자유로운 복장을 허용하고 있다.
밀레니얼 세대는 1980년대 초반부터 2000년대 초까지 출생한 세대로 대학 진학률이 높으며 디지털 환경에 익숙한 것이 특징이다. 자유와 창조를 중시하고 다양성과 차별화를 가치 있게 여긴다. 기업 내에서 신입사원부터 중간관리자까지 활발하게 진출하면서 향후 기업의 미래를 책임질 주축으로 꼽힌다. 실제 한국의 밀레니얼 세대에 속하는 인구는 전 국민의 약 22%인 1100만명으로 해를 거듭할수록 노동시장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할 것이라는 예측이 지배적이다.
국내에서도 밀레니얼 트렌드에 발맞춰 넥타이를 풀고 있는 기업이 늘고 있다. 보수적인 기업문화로 유명한 은행부터 카드사까지 각종 금융회사들이 근무 복장을 포함한 업무 환경과 관련한 대대적인 변화를 주고 있다. KEB하나은행은 작년 5월부터 노타이 근무를 실시해 본점 직원의 경우에는 매주 금요일 정장 대신 비즈니스 캐쥬얼 차림을 허용하고 있다. KB국민은행과 IBK기업은행도 작년 주순부터 하계 복장에 노타이를 적용해 근무 문화에 변화를 주고 있다.
↑ 현대카드의 스타일북 [사진제공 : 현대카드] |
단순히 복장변화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현대카드는 유연한 근무 환경을 위해 지난 2016년 별도의 점심시간을 없애고, 출퇴근 시간도 직원들이 각자 정할 수 있는 'Flex제도'를 마련했다. 또 불필요한 회의를 없애고 보고 문화를 바꾸는 등 업무 효율성을 높이는 작업도 병행해 만족도가 높다. 실제 현대카드가 점심시간 자율화에 대한 직원 설문을 진행한 결과, 응답자 중 88%가 변경된 제도에 만족했고 84%가 업무 효율에 도움이 된다고 답했다. 출퇴근 시간을 자유롭게 정하는 'Flex Time' 역시 만족도가 높았으며, 출퇴근 시간의 교통 체증에서 벗어날 수 있으며 육아 등의 가정 생활에서 도움이 된다는 의견이 많았다.
박혜림 현대카드 대리는 "옷 차림부터 사무공간까지 회사의 문화가 달라지면서 일하고 생활하는 방식도 변했다"며 "유연해진 분위기에 회사 내에서 직원들과 소통하는 시간도 많아졌다"고 설명했다.
이 외에도 현대카드는 사무 공간도 대대적으로 바꿨다. 긴밀한 협업을 촉진하기 위해 파티션을 배제하고, 다양한 커뮤니케이션이 이뤄지도록 책 배치를 유연하게 했다.
현대카드가 이같은 변화를 감행한 배경에는 정태영 부회장의 확고한 철학이 있었다. 기업이 근본적으로 변화하기 위해서는 기업문화가 변화를 선도해야한다는 정 부회장의 판단하에 현대카드는 자유롭고 창의적인 디지털 회사로 거듭나기 위해 구성원
정 부회장은 "새 패러다임에 맞는 새로운 기업문화가 중요하다"며 "이를 위해 캐쥬얼 복장 규정을 도입하고 승진연한을 철폐하는 등 기업문화도 대대적으로 바꿔나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디지털뉴스국 김진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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