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광수 NH농협금융그룹 회장은 최근 관리급 임직원에게 "베스트셀러 '90년생이 온다'를 필독하라"고 권했다. NH농협금융 부장들 책상에는 일제히 이 책이 놓여 있다. 김 회장이 주재할 '독후 토론'에도 대비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 책은 20대부터 30대 초반까지 포진한 1990년대생 젊은 층의 성향을 간단함, 재미있음, 솔직함 등 세 가지로 설명하고, 인사·조직과 소비·마케팅에서 어떻게 접근해야 하는지 다루고 있다.
김 회장은 18일 매일경제신문과 통화하면서 "책을 읽어보니 20대도 실용적인 것을 중요시한다는 점에서 기성세대와 다를 게 없고, 오히려 배울 점이 많다고 느꼈다"며 "직원들에게도 실질적인 업무 태도를 강조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 회장은 지난해 4월 취임하면서 "낡은 업무 관행이 있다면 전면적으로 혁신하겠다"는 포부를 밝힌 바 있다.
이처럼 2030세대가 주요 경제 활동 주체로 떠오르며 과거 보수적인 조직의 전형으로 여겨졌던 은행과 금융지주사에도 젊은 층을 이해하려는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김 회장은 지난 13일에는 농협금융 직원 11명을 '청년 이사'로 위촉했다.
신한금융그룹도 젊은 구성원의 목소리를 듣기 위해 조용병 신한금융 회장이 직접 참석하는 '원(One) 신한 패널'을 올해부터 운영한다. 이달 중 1기가 발족할 예정이다. 분기별로 주요 계열사의 직무·직급별 직원 약 40명을 선발해 조 회장과 간담회를 진행한다.
우리금융그룹은 지난해 말 '채움멘토단'을 도입했다. 20·30대 젊은 직원이 선배의 조언자로 활동하는 '리버스 멘토' 방식으로 운영되고, 그 결과를 경영진에게 전달한다. 이 밖에도 금융사들은 2030세대를 고객으로 끌어들이기
KB국민은행은 홍대거리에 문화공간 'KB락스타 청춘마루'를 열어 운영 중이고, KEB하나은행도 '영하나'를 활용해 맞춤 마케팅을 하고 있다.
[정주원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