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계 행동주의 펀드 SC펀더멘털에서 한국 시장을 담당하는 데이비드 허위츠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지난 1월 말 방한해 매일경제와 만난 자리에서 한국 상장사들은 적극적인 배당과 자사주 매입으로 기업가치를 올릴 수 있으며 행동주의 펀드가 그 촉매제가 될 것이란 기대를 표시했다.
SC펀더멘털은 2015년 말 GS홈쇼핑의 지분을 매입해 배당 확대를 요구한 것을 비롯해 삼호개발, 경동도시가스 등 현금 여력이 높은 기업들에 적극적인 주주환원정책을 요구했다. 지난해 말 코스닥 상장사 태양의 지분을 4.53% 확보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SC펀더멘털은 2.77%를 가지고 있는 페트라자산운용과 연합해 태양 경영진 측에 배당성향 상향과 감사인 추천, 계열사 합병을 통한 중복 영역 제거 등을 주주제안으로 내세웠다.
현재 현창수 회장을 비롯한 최대주주가 60% 지분을 확보하고 있어 대부분 제안이 주총에서 받아들여질 가능성은 낮지만 최대주주도 '3%룰'에 의해 3%까지만 의결권이 인정되는 감사 선임 안건은 표 대결이 가능하다.
허위츠 매니저는 "태양의 지분을 매입한 이유는 안정된 사업 모델과 경쟁력을 구축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활용을 제대로 못하고 있어 주가가 잠재가치에 비해 크게 저평가됐다고 봤기 때문"이라며 "최대주주 지분이 60%로 높지만 바로 그 이유 때문에 주주환원정책에 대한 기대감이 크지 않아 주가가 낮은 것에 주목했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 시장 환경이 과거보다 더욱 행동주의 펀드에 유리해졌다고 진단했다. 그동안 의결권 행사에 소극적이었던 기관투자가들이 스튜어드십 코드 도입으로 점차 주주가치 향상에 노력하고 있고 밸류에이션은 오히려 더 낮아졌기 때문이다. 그는 "4년 전에 비해 기업의 실적이나 사업 경쟁력은 더 높아진 반면 주가는 그대로인 곳이 많다"면서 "비효율적인 자본 활용으로 주가가 계속 저조하다 보니 소액주주들도 행동주의 펀드 활용을 적극 지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행동주의 헤지펀드에 대해 흔히 나오는 비판이 주가가 오르면 지분을 팔고 나갈 것이란 '먹튀' 우려다. 이에 대해 허위츠 매니저는 "행동주의 펀드의 주주제안을 받아들여 기업의 ROE
[김제림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