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 인터넷전문은행을 출범시키기 위한 금융당국의 일정이 오는 23일 인가설명회를 시작으로 본격 궤도에 오르지만 벌써부터 '흥행 실패'라는 우려가 나온다. 앞서 출범한 인터넷은행들이 겪은 자본금 확충 부담과 미미한 혁신 성과 등의 영향으로 선뜻 도전장을 내는 ICT 기업이 나오지 않고 있어서다.
20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에서 열리는 인터넷전문은행 인가심사 설명회에는 50개 넘는 업체가 참가 신청을 한 상태다. 그러나 현재 제3 인터넷은행 도전을 공식화한 곳은 모바일 전문 증권업을 표방하는 키움증권이 유일하다. 키움증권은 IT서비스 업체 다우기술이 지분 47.7%를 보유한 대주주여서 은행법상 산업자본으로 분류된다.
오히려 주요 후보로 거론되던 업체들은 최근 '불참' 의사를 공식화하고 나섰다. 지난 2015년부터 인터넷은행 진출을 공개적으로 밝혀온 인터파크는 지난 18일 "전자상거래 시장 경쟁력을 먼저 강화하기 위해 인터넷은행 진출을 유보한다"는 공식 입장을 밝혔다. 금융 쪽 사업을 다각화하기보다는 유통업 내실 강화를 우선시하겠다는 설명이다. 앞서 의욕적으로 인터넷은행 사업 다각화를 추진했던 이상규 전 대표가 지난해 11월 물러난 후 내부 동력도 사그라든 것으로 전해진다.
넷마블·엔씨소프트 등 게임 업계도 인터넷은행에 진출할 뜻은 접은 지 오래다. 한 관계자는 "중국 게임의 국내 진출 등으로 업황이 좋지 않고 매출도 줄고 있는 상황에서 잘 모르는 은행업에 진출하는 건 또다른 부담"이라며 "일부 지분 투자 가능성은 열려있지만 대주주로서 참여할 의사는 없다"고 선을 그었다. 당초 자본력과 혁신성, 네이버페이와의 시너지효과 등 여러 측면에서 1순위로 꼽혀온 네이버는 여전히 뚜렷한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
은행권에선 인터넷은행 지분 참여를 검토 중인 신한·하나·농협은행 등 실무진이 인가 설명회에 참석할 예정이지만 "디지털화 흐름에 맞춰 발은 걸쳐둘 뿐 주요 현안은 아니다"는 말도 나온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안정적으로 대출 영업을 하려면 사업 초기 유상증자 등을 통해 계속해서 자본금을 쏟아부어야 한다"며 "자칫하면 인터넷은행이 '돈 먹는 하마'로 전락할 수 있어 자본력이 확실한 ICT
[정주원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