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글로벌 증시 '블랙 크리스마스' ◆
국내 증시는 최근 미국·유럽 등 선진국 증시 하락에도 하방지지력을 확보하면서 '디커플링(탈동조화)' 조짐을 보여 왔다. 24일 뉴욕증시 급락에 이어 25일에도 일본·중국 등 주요국 증시가 큰 폭으로 하락했지만, 이번에도 국내 증시에 미칠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물론 수급 기반이 크게 약화된 만큼, 한국 증시 역시 26일 장 초반 하락세가 불가피할 수는 있어도, 예전처럼 투매 장세가 일어날 가능성은 높지 않다는 설명이다.
2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는 12월 초 2096.86을 시작으로 24일 2055.01로 마감하며 이 기간 중 41.85포인트(1.99%) 하락하는 데 그쳤다. 같은 기간 코스닥은 695.76에서 669.79를 기록하며 25.97포인트(3.73%)가 떨어졌다. 조정장 속에서도 미국 등 선진국 지수가 큰 폭으로 하락한 점을 감안하면 코스피와 코스닥 모두 선방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 미국 다우지수는 24일(현지시간) 하루 만에 2.91%나 급락하는 등 이달 들어 14.67%(3746.26포인트) 떨어졌다. 다우지수는 이달 15거래일 동안 사실상 하루에 1%포인트씩 빠지고 있는 셈이다. 전문가들은 국내 시장은 연초부터 중국의 주가 하락과 함께 하락했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최근 하락세가 덜하다는 분석이다. 아울러 미국을 중심으로 한 정치적 불확실성이 해소되면 글로벌 증시가 동반 상승하는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김학균 신영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도널드 트럼프 정권에서는 세계화가 아닌 각자도생하는 모습의 디커플링이 나타나고 있다"며 "국내 증시는 연초부터 하락했고, 미국은 9월 고점 이후 하락하고 있는 만큼 미국 등 선진국의 가격 부담이 상대적으로 커 국내보다 큰 하락폭을
유동원 키움증권 글로벌전략팀 이사는 "한국은 무역 규모가 큰 중국과 동조화되면서 연초 대비 많이 하락한 만큼 더 이상 크게 빠질 것 같지는 않다"며 "내년 2월 미·중 무역분쟁 불확실성이 제거될 경우 글로벌 증시가 동시에 상승할 가능성도 있다"고 전했다.
[진영태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