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비 깁 피델리티자산운용 인베스트먼트 디렉터 (사진)는 최근 매일경제와 인터뷰하며 올해 극심한 부침을 겪은 신흥국이 내년 날개를 달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신흥국 밸류에이션은 글로벌 평균, 특히 미국과 비교했을 때 매우 낮은 수준으로 장기 관점에서 바라봤을 때 상승 여력이 돋보인다"고 말했다.
신흥국에 비해 비싼 선진국 시장이라고는 하지만 투자 기회가 없는 것은 아니라고 덧붙였다. 그는 "미국 증시는 소수 종목이 주도하는 성격이 강한데, 이로 인해 미국 주식시장 평균값과 중간값 격차가 많이 벌어진 상태"라며 "특히 팡(FAANG, 페이스북·애플·아마존·넷플릭스·구글)으로 대표되는 하이퍼성장주에 대해서는 밸류에이션 리스크를 유념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그는 "팡 중에서도 일부 종목의 밸류에이션은 유례없이 올라가 있는데 그 기업이 앞으로 어떤 성과를 낼 것인지에 대한 전망은 크게 갈린다"고 지적하며 "지난 10년간 시장 주도주에 밀려 잘 알려지지 않은 가치주 투자에서 기회를 찾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금리 상승은 밸류에이션이 높은 종목의 가격 조정 요인으로 작용하기 때문에 가치주들의 저평가 매력은 지금 같은 금리 상승기에 돋보인다"고 설명했다.
깁 디렉터는 "사이클 후반기에 접어든 데다가 변동성마저 강해진 지금은 저평가된 종목을 사고, 비싼 종목을 파는 등 적극적 전략으로 위험에 대응하지 않으면 펀드 수익을 내기 어렵다"며 "롱숏을 통해 변동성 증가를 오히려 호재로 삼을 수 있는 멀티전략 헤지펀드에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한국 시장에 대해서는 '아주 특이한 시장'이라고 운을 뗐다. 해외 투자자들 사이에서 한국을 신흥국으로 보는 시각과 선진국으로 보는 시각이 엇갈리고 있어서다. 그는 "한국은 MSCI 기준으로는 신흥국으로 분류되지만 FTSE지수에서는 선진국으로 나뉜다"며 "이처럼 모호한 정체성이 중국, 베트남, 대만 등 기타 아시아 국가들과 비교했을 때 두드러지는 차이"라고 전했다.
이외에 "극소수의 종목이 한국 증시를 주도하기 때문에 해외 펀드매니저들은 삼성전자, 은행주, 자동차주 등 일부 종목의 퍼포먼스에 따라 전체 한국 주식에 대한 매수·매도 여부를 결정하게 되는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한국 시장에서 가장 주목하고 있는 종목으로는
[홍혜진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