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 하락에 국내 설정된 인프라스트럭처 펀드 수익률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저유가로 활기를 띠고 있는 인도 등 신흥국 인프라에 투자한 펀드는 한 달 새 10%를 웃도는 성과를 내고 있는 반면 미국 유전에 주로 투자한 북미 인프라 펀드는 최대 8%까지 손해를 봤다. 같은 인프라 펀드 내에서도 투자처에 따라 수익률 격차가 20%포인트 벌어진 상황에서 펀드 투자국과 대상을 면밀히 따져보는 등 투자자들에게 주의가 요구된다는 지적이 나온다.
29일 펀드평가사 애프앤가이드에 따르면 국내에 설정된 규모 10억원 이상 인프라 펀드의 최근 한 달간 수익률은 1.33%로 나타났다. 지난 1년 수익률이 -10.84%로 저조했고 3년, 5년 수익률도 각각 -2.23%, -5.34%로 부진했지만 최근 한 달 사이 소폭 상승 반전했다. 국제유가(서부텍사스산원유·WTI)가 29일 기준 한 달 만에 25% 급락한 여파로 인도·중국 등 아시아 신흥국에 투자한 인프라 펀드가 고공 행진하며 상승세를 주도했다.
특히 인도의 도로·철도·통신 등 각종 사회간접자본 관련 기업에 투자하는 인도 인프라 펀드 수익률 호조가 돋보인다. 각종 인프라 건설에 투입되는 석유 가격 하락으로 비용 절감 등 적지 않은 수혜가 발생하고 있어서다.
미래에셋인디아인프라섹터증권자펀드가 한 달 수익률 11.35%로 가장 높은 성과를 냈다. 양대 원유 수입국인 인도와 중국 인프라에 동시 투자하는 미래에셋친디아인프라섹터증권자펀드와 미래에셋아시아퍼시픽인프라섹터펀드도 각각 6.92%, 5.16% 수익률로 선전했다.
특히 인도 인프라 펀드는 1년 수익률이 -20% 정도로 좋지 않았던 것을 감안하면 이 같은 상승은 주목할 만한 반전이다.
서태종 한국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인도 인프라 펀드의 돈줄 역할을 하는 인도 금융업체 '인프라스트럭처 리싱앤드파이낸셜서비스(IL&FS)'의 디폴트 가능성이 8월께 불거지면서 관련주 주가를 끌어내렸지만, 지난달 인도 정부가 인수를 결정한 것이 국제유가 하락과 시너지 효과를 내 인도 인프라 펀드 수익률도 가파른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다"며 "정부가 개입한 만큼 장기적으로 안정세를 되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반면 북미 인프라 펀드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MLP 펀드는 유가 하락 등 악재에 짓눌려 빛을 보지 못하고 있다. MLP 펀드란 셰일·원유·천연가스 등을 운반하는 송유관이나 저장시설 등 인프라 사업을 운영하는 미국 MLP(인프라에 투자하는 개별 기업이 세금 혜
MLP 펀드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인프라 투자 확대 공약과 유가 상승을 타고 올해 초까지만 해도 수익성과 유입액이 고공 행진했지만, 최근 유가 급락에 성적이 하락세로 돌아섰다.
[홍혜진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