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모건스탠리 아시아 투자전략팀은 2019년 아시아 이머징마켓 주식 전망 보고서를 내며 이같이 밝혔다.
한국 주식에 대한 투자의견을 상향한 배경은 국내 투자 상황이 호전돼서가 아니라 상대적으로 '싸진' 밸류에이션 때문이다. 모건스탠리는 "MSCI한국지수 밸류에이션상 주가순자산비율(PBR)이 수년래 최저 수준인 0.9배 수준까지 도달해 위험 대비 수익률이 균형 잡힌 수준에 도달했다"고 분석했다. 아울러 한국 주력 산업인 반도체, IT 등 이익 감소 사이클은 내년 중반까지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지난 10월 이후 자동차, 헬스케어, 소재업종 등에서 국내 증시가 약점을 드러내고 있다고 분석했다. 모건스탠리는 "해당 업종들 부진이 내년 1분기까지 이어질 것이기 때문에 코스피가 급반등하기는 현재로선 쉽지 않아 보인다"고 지적했다.
모건스탠리는 향후 3~6개월간 코스피가 2000~2200에서 움직일 것으로 예상했다. 국내 증시가 저평가 국면에 접어들었음에도 국내 거시 환경이 취약해 보이는 데다 경제 정책에 따른 경기 반등 가능성도 제한돼 보이기 때문이라는 것이 모건스탠리의 분석이다.
모건스탠리는 일본 주식 투자의견을 비중유지에서 비중확대(Over-weight)로 상향 조정하는 한편 이머징마켓에 대한 투자 의견은 비중축소에서 비중확대로 두 계단 올렸다. 글로벌 주식자금이 보다 나은 투자 대안을 위해 국내에서 빠져나가 일본이나 다른 이머징 국가로 흘러갈 가능성이 높은 셈이다.
모건스탠리는 일본 토픽스지수 목표가를 현재에 비해 11% 오른 1800으로, MSCI이머징마켓지수 목표가를 현재 975 대비 8% 오른 1050으로 제시했다.
이런 가운데 외국인은 지난 22일부터 이날까지 3거래일 연속 하루 평균 500억원 미만의 순매매(순매수·순매도)를 기록하는 등 관망세가 두드러진 모습이다. 26일 코스피도 이 같은 분위기가 반영됐다.
이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25.54포인트(1.24%) 오른 2083.02에 마감했다. 지난 23일까지 나흘 연속 하락했던 지수가 다시 상승세로 돌아선 것이다. 유가증권시장에서 기관은 4495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외국인은 오전장만 해도 순매수를 보이다 오후에 매도로 돌아서 결국 362억원 매도우위를 보였다. 미·중 정상회담을 앞두고 아직 확실하게 방향성을 잡지 못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증권업계에서는 미·중 정상회담을 앞두고 코스피가 관망세를 보이겠지만 다음달 반등 가능성이 높다고 예상하고 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다음달 코스피 투자심리가 회복되면서 밸류에이션 정상화 국면에 들어갈 것으로 전망했다.
이 연구원은 "미·중 무역분쟁과 실적 불확실성이 완화되면 위험선호 심리가 회복되고, 여기에 달러 강세와 금리 상승세가 주춤해지면 신흥국 투자 환경이 개선될 수 있다"고 했다. 이어 "이 경우 신흥국 내에서도 가장 저평가받는 한국 증시와 코스피가 상대적으로 강세를 보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연구원은 "12월에는 대외 불확실성이 완화되는 가운데 계절적으로 수급도 늘어날 수 있다"며 "연말 배당으로 선물 베이시스가 확대되면 국내 기관의 프로그램 매수가 나타날 수 있다"고 말했다. 대신증권은 2010년 이후 12월 평균 프로그램 순매수 규모가 1조7600억원이었다며
코스닥은 모처럼 이뤄진 외국인의 대량 순매수에 힘입어 전날 대비 12.30포인트(1.80%) 상승한 695.36으로 장을 마쳤다. 이날 외국인은 코스닥시장에서 1262억원어치를 사들였다. 기관도 433억원어치를 순매수했지만 개인은 1676억원어치를 팔았다.
[한우람 기자 / 정슬기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